우수작품 모음
묵죽도 화제
살메기
2010. 12. 19. 10:59
조금이나마 詩書畵를 접하다 보니 자연 서화 작품을 보면 건성 보질 않게 된다.
저녁 어스름 무렵 동네 골목길을 운전하고 지나던 중...
전봇대 아래에 표구 유리가 깨진채로 버려진 묵죽도 한점을 발견했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사가면서 버렸거나 한듯 했다
차를 세우고 자세히 보니 범상치 않아 보였다.
게다가 복사본도 아닌 원본인데 이 아까운 작품을 버리다니...
그대로 두면 쓰레기로 버려지고 태워질게 분명한데...
얼른 주워서 집에 가져와서는 잘 아는 표구점에 부탁하여 새로 표구해왔다.
표구를 새로 해 놓고보니 너무 훌륭하다.
묵죽도는 물론이요, 화제글도 경지에 이른 사람의 작품이란 것을 알수 있었다.
鳩堂이란 이름만 확인될 뿐 낙관도 희미해서 잘 알아보기 어려우니
어느 고인이신지 작자를 알수가 없어 아쉽다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 화제글을 정리하였다.
窓白宿雲去 구름 걷혀가니 창문이 환하고
禽鳴朝日暉 아침해 비치니 새들이 지저귄다
小屋雪晴初 소옥엔 눈 개이고
硯池淸氣歸 연지엔 맑은 기운
瀟湘一片碧 소상강 한 모퉁이 푸른 모습
瀝落十楷飛 열손가락 밑으로 날아 떨어진다
古人用筆無此法 옛사람은 붓을 쓰는 법식이 없었으니
不似是似合天氣 닮은듯 닮지않은것이 천기에 부합하였다
葉之寧爲牛羊踐 댓잎을 어찌 소와 양이 밟게 할수 있겠는가
愼莫輕贈肉食肥 삼가 경솔히 소와 양을 배부르게 하지 말지어다
此詩紫霞申緯先生 始雪墨竹自題詩 이 시는 자하 신위선생이 스스로 지으신 시설 묵죽이라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