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외국사람 앞에서의 연주

살메기 2011. 5. 17. 14:29

나발배운지 어언 6년....

그럭저럭 하는듯 마는듯.... 처삼촌 벌초하듯 벌써 올10월이면 만6년이다.

이젠 조금이나마 흉내좀 낸다는걸 아는 사람들이 연주초청을 해오기도 한다.

 

몇주전,,,,

군대동기에다 현직동기인 친구녀석이 나발좀 불어달란다.

자기가 속해있는 모 서예협회에서 한중일 3국 합동 순회전시를 하는데 올해에는 서울에서 한단다. 

 

전시회 오픈행사가 끝나고 저녁에 뒷풀이를 할 예정인데 뒷풀이 자리에서 해달란다.

못한다고.. 안한다고 뺏더니 못해도 좋으니 해달란다.

 

그래서 하는수 없이 응낙하고는 무슨곡을 할까 고민하다가,

왕년에 일본에서 음악생활을 한적이 있는 올해83세 되신 선생님께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어떤곡이 좋을지 물었다.

그랬더니... 한국말로는 북국의 봄이라고 하는 `기타구니노하루` 라는곡을 하란다.

 

그래서 그곡을 인터넷에서 찾아 여러번 들어보고 연습했다. 

그 다음으로는 멜로디를 어느정도 알고있는 고이비토요...

중국곡으로는 야래향, 월량대표아적심을, 우리곡으로는 장녹수를 연습했다.

 

자리가 마련되고 드디어 일본사람들이 한국인 회원들과 함께 들어왔다.(중국 회원들은 사정상 불참) 

어느정도 분위기 무르익을 무렵, 반주기를 가동시키고 연주를 준비했다.

 

연주전 미리 준비해간 내 소개글을 통역하시는분께 전달해서 읽어달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오신분들 환영합니다. 일본이 쓰나미와 방사능 피해를 당한데 대하여 이웃나라사람으로서 가슴아프게 생각합니다. 힘을내어 어려움을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전문연주인이 아닌 취미로 연주하는 사람이고, 여기 한국인 회원과 친구이기때문에 초청받아 이자리에 섰습니다.  일본분들 앞에서 연주를 해달라기에 기타쿠니노하루와 고이비토요를 준비했습니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한국의 대표적인 가요 동백아가씨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동백아가씨를 연주했다.

그런데 의외로 일본인들이 그 노래를 많이 아는듯 따라서 흥얼거리는게 신기했다.

 

그 다음으로 일본노래 기타쿠니노하루와 코이비토요를 연주했다.

결과는 폭발적 반응이었던것 같다.

기타쿠니노 하루라는 노래를 들으면 고향생각에 눈물이 난다는 일본 아줌마....

코이비토요 너무 좋다며 한번 더 해달라는 일본 남자...

 

하긴.... 만약에 내가 외국에 나갔을때 외국인이 한국노래 칠갑산이나 장녹수 같은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해준다면 나 역시 감동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