赤壁賦 ---蘇東坡
흔히들 세간에서 <소동파蘇東坡>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중국 송나라 시대의 시인은
본 이름이 <소식蘇軾1037~1101>입니다.
아버지 <소순 蘇洵>이 당송팔대가의 한사람으로 이미 유명한 문인이었고,
동파의 동생 <소철 蘇轍> 또한 뛰어난 문인으로 이 세부자를 중국역사상 <삼소三蘇>라 일컬어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송나라 원풍(元豊, 송의 연호) 5년(1082) 가을 7월 16일의 달 밝은 밤에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며 삼국의 영웅인 조조(曹操)와 주유(周瑜)의 풍류에 비겨
자신의 덧없는 인생을 생각하고,
결국은 저들이나 자신이 다 무한한 생명 앞에서는 모두 덧없는 존재라는 것과,
무한한 본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만물이 다 같은 것임을 깨닫고 시름을 잊는다는
내용을 술회한 명문입니다.
적벽강은 한(漢)나라 말엽 손권과 조조(曹操)가 싸웠던 전쟁터<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전장>이었으며,
이 작품은 소식이 황주(黃州)로 유배 갔을 때 친구들과 뱃놀이를 하면서 지은 것인데.
전. 후 적벽부 2편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만 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나,
이 작품에서 <임술지추>로 시작되는 첫 부분은 망실되어
명나라의 유명한 서예가 문징명이 보충으로 써 넣은 자료가 있어 말미에 게재했습니다.
<전 적벽부 前 赤壁賦>
![01[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51/46051/2/01%5B1%5D.jpg)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 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에 솟아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를 서성이더라.
백로횡강 수광접천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탄듯하여 그칠 데를 알 수 없고,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날개 달린 신선(神仙)되어 하늘로 오르는 것 같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도도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생각이여,
아름다운 사람(美人)을 하늘가에 바라보도다.."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하소연 하는 듯,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소자 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외로운 배를 의지해 살아가는 과부를 울릴레라.
소자(蘇子)가 근심스레 옷깃을 바루고 곧추앉아 손에게 묻기를 "어찌 그러한가?" 하니,
客曰 :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왈 :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조맹덕(曹孟德)의 시가 아닌가?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산천(山川)이 서로 얽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흐름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어라.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진실로 일세(一世)의 영웅(英雄)일 진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랴.
가일엽지경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하루살이 삶을 천지(天地)에 으지하니 아득히 넓은 바다의 한 알의 좁쌀알이구나.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부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날으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길이 마치는 것은
갑자기 얻지 못할 줄 알새, 끼치는 소리를 슬픈 바람에 부치노라.”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차고 비는 것이 저와 같으되 마침내 줄고 늚이 없으니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천지도 한 순간일 수 밖에 없으며,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제각기 주인이 있어,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山間)의 밝은 달은,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맨앞 5행(전체는 66행)의 36자가 파손되어서
명나라 문징명선생이 보충해서 써넣었다고 합니다....>
後赤壁賦(후적벽부) - 蘇軾(소식)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於臨皋 二客從予 過黃泥之板
그해 10월 보름에 설당에서 걸어 나와
임고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두 손님은 나를 따라 왔다.
○ 雪堂(설당) - 현재 湖北省 黃岡縣 동쪽의 소동파의 독서당. 소식이 1080년 黃州團練副使로 부임 하면서 지은 초당, 네 벽에 雪景을 그려 설당이라 부름
○ 臨皋(임고) - 현 湖北省 黃岡縣 남쪽 강변. 소식의 집이 있는 곳
霜露既降 木葉盡脫
황니 언덕을 지나는데 서리는 이미 내려
나뭇잎은 모두 떨어지고
人影在地 仰明月
사람 그림자는 땅에 있고
고개 들면 밝은 달
顧而樂之 行歌相答
돌아보며 즐기며
노래하며 서로 화답했다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그리고는 탄식하기를
객이 있는데 술이 없고,
술이 있어도 안주 없네
月白風清 如此良夜何
달은 밝고 바람 시원하니
이처럼 좋은 밤이 있겠소
客曰 今者薄暮 舉網得魚
손님이 말하기를
오늘 초저녁에 그물 들어 고기 잡았으니
巨口細鱗 狀似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
큰 입과 가는 비늘 송강의 농어 같은데 어디 술 얻을 곳 없소
○ 松江之鱸 : 강소성 송강현의 이름난 농어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須
돌아와서 아내와 의논하니 아내가 말하기를
술 한말을 가지고 있는데 저장한지 오래 되었소
언젠가 필요할 때를 기다렸죠.
於是攜酒與魚 復游於赤壁之下
이에 술과 고기를 들고
다시 적벽 아래로 놀러 나갔다.
江流有聲 斷岸千尺
강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높은 절벽은 천척이라
山高月小 水落石出
산이 높으니 달은 작고,
물 떨어지니 돌이 튄다.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일찍이 흐른 세월이 그 얼마인가
강산은 원 모습을 알 수 조차 없다
予乃攝衣而上 履巉巖 披蒙茸
나는 옷을 걷어 올리고
가파른 바위를 밟고 풀을 헤치는데
踞虎豹 登虯龍 攀栖鶻之危巢 俯馮夷之幽宮 蓋二客不能從焉
호랑이 표범이 웅크리듯,
규룡이 하늘로 오르듯
송골매의 위태로운 둥지 붙잡고
하백의 시퍼런 용궁을 내려 보는데
두 손님은 쫒아오지 못 하더라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湧
한 번 긴 휘파람 소리 내니 초목이 진동하고
산은 울리니 계곡이 화답하고 바람 일고 물이 솟구친다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나 또한 근심스럽고 슬퍼서
엄숙해지고 두려워했다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오싹하네! 어찌 머물러 있겠는가?
도로 배에 올라 중류로 흘러갔다
聽其所止而休焉
그 소리가 멈춘 것을 듣고는 쉬었다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한밤중이 되니 사면이 적막하고
마침 학 한마리 강을 가로 질러 동으로 간다
翅如車輪 元裳縞衣 戛然長鳴 掠予舟而西也
날개는 차 바퀴 같고 치마에 흰 옷을 입은 듯
갑자기 길게 울며
우리 배를 스치듯 서쪽으로 날아갔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잠시 후 손님은 가고 나 역시 잠을 잤다
夢一道士 羽衣蹁躚 過臨皋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 樂乎
꿈에 한 도사 나타나 날개 옷 펄럭이며
임고 마을을 지나 나에게 읍 하고 말하기를
적벽의 놀이 즐거웠소?
問其姓名 俛而不答
그 이름을 물었으나 허리를 숙이고는 답하지 않았다
鳴呼噫嘻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아하 놀라워라 나는 알겠다.
전날 밤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것이 그대 아닌가?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도사가 돌아보며 웃어 나 역시 놀라 깨어
문을 열고 그를 보았으나 그 간 곳을 모르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