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철도원
철도원(Il Ferroviere) -1955 / 이탈리아
감독 : 피애트로 제르미
음악 : 카를로 루스티첼리
출연 : 피애트로 제르미, 루이자 델라 노체 .
에드알드 네플라.실버 코시나.
철도기관사 안드레이(피에트로 제르미)는 장년기를 지났다.
아들 샌드로(에드알드 네플라)에게 있어서는 영웅이었다.
그러나 안드레아는 장녀 쥴리아(실버 코시나)와
장남 마르첼로에게 있어서는 엄격한 부친일 뿐이다.
게다가 쥴리아가 애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서는 그녀를 쫓아냈다.
마르첼로도 아버지의 희생양이 되어
인고의 생활을 보내는 어머니 사라(루이자 텔라 노채)를 불쌍히 여겨
아버지에게 반항하여 집을 나갔다.
어느날 안드레아는 기관차 운전중에 사고를 일으켜서 직위가 격하되었다.
게다가 파업을 할 때 그는 운전을 하였으므로 파업이탈자로 간주되어
동료들로 부터도 따돌림을 받았다.
고립된 안드레아는 매일 술에 취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이것을 보는 샌드로 소년의 마음은 아팠다.
매일 술을 마시러 나가는 아버지를 현명하게도 찾아내어 집에 데리고 온다.
이런 아버지와 아들을 사라는 우울하게 맞아들인다.
그리하여 집안은 조금씩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다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다.
세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을때
파업이탈자로서의 오해를 깨달은 동료들이 줄지어 왔다.
가출한 마르첼로도 돌아오고 쥴리아로 부터는 후회의 전화가...
아버지와 아들이 흘리는 후회의 눈물....
쾌할한 철도원들이 소리 높이 노래하고 기쁨은 최고에 다달았다.
명랑함을 다시 찾은 안드레아를 보고 사라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이윽고 손님들은 돌아가고 안드레아는
자기 방에서 기타를 치면서 행복이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몸이 쇠약해진 그는 그대로 조용하게 숨을 거둔다.
피에트로 제르미 감독이 주연도 겸하여
순수한 아이의 눈을 통해서 서민가족의 눈물과 사랑,
일상생활을 세밀하면서도 정감있게 엮어낸 수작이다.
전편에 흐르는 테마곡도 대히트 했다.
이 영화는 네오리얼리즘 영화답게 그 당시의 사회 현실과
그 사회 현실 속에서상처받고 고통받는
소시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한 가장의 모습을 담담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초기 네오리얼리즘 영화와는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초기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들은 현실의 모습을
최소한으로 단순화시켜 있는 그대로 묘사하였다.
사건과 인물, 배경 등을 극도로 단순화시켜
담담하고 건조하게 영화를 전개해 나갔다.
그래서 그때의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끼게도 하였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한 영화들 보다 좀 더 세련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이 영화는 초기 네오리얼리즘 영화들처럼 한 명 혹은 두 명의 주인공을 통해
단순한 에피소드 나열로써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을 통해서 또한 그 가족 개인마다의
문제와 주변 상황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처럼 상황을 단순화시키지 않음으로서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최대 약점인 지루함을 떨쳐 버릴 수 있었고
좀 더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서고 네오리얼리즘이 추구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도 더욱 잘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영화에서 감독은 어떤 주관적인 판단도 개입시키지 않는다.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나를 판단 내리지 않고 그저 보여줄 뿐이다.
이러한 단순한 보여주기는,
감독이 직접 개입하여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를 말하는 것보다
관객에게 더 크게 다가선다.
그리고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생각하게 하고
판단을 내리게 하여 극의 여운을 남겨 놓는다.
이러한 가치 중립적인 것이야말로
네오리얼리즘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