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예절
며칠 전 이른새벽 6시경.....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핸폰 벨이 울렸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가 오면 자연스레 긴장하게 된다.
이 시간에 오는 전화는 거의 8순 고령의 어머님 전화이거나 아니면,
가족 누군가로 부터 긴급히 알릴 일이 있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집어 발신자 이름을 보니 국민학교 동창 000이다.
가족의 전화가 아님을 확인하니 안도가 되었지만...한편 은근히 화도나고 기분이 상했다.
아무리 어릴적 부X친구라지만,....
좋게보아 스스럼 없는 사이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고, 그 반대는 너무나 가볍게 생각해서일 것이다.
아무때나 전화해도 되고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수신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야 인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이 시간에 전화하냐?" 하고 대뜸 쏘아부쳤다.
친구는 "야, 지금시간이면 다 일어나는거 아니냐?, 지금시간에 전화하는게 잘못된거냐?" 하고 되묻는다.
가만히 말하는걸 보니....
비록 친구지간 일지라도 그 시간에 전화하는건 결례라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말투를 누그러뜨리고, 용건이 뭔지를 물었더니....
낮에 동창친구 자식 결혼식이 있는데 나도 참석할 것인지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아침 6시가 이른시간에 해당되는지 아닌지 법이나 어디 규정에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이면, 아침 잠이 많은 사람은 아직 기상 전일 것이고....
직장에 출근하려는 사람은 출근 준비를 할 시간일 것이다.
비록 가족 친척 간 일지라도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함이 옳을 것이다.
물론 정말 긴급한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친구지간에 사실상 긴급한 상황이란 거의 있을 수 없다)....
남에게 사생활을 간섭받는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미국 같은 경우는
오후 6시 경 부터 다음날 아침 출근이전 시간 까지는 일체 외부인의 전화를 받지않고
걸지도 않는다는게 불문율이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