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줄

 

빨간줄이란 말을 겁내던 시절이 있었다.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잡혀가면

호적에 빨간줄이 올라간다고 하던말...

지금보다 유교적 문화가 팽배하여

조상님에 대한 예우가 더욱 각별하던 시절...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까지 적혀있는

호적부에 내 범죄기록이 올라가고 내이름 밑에

빨간줄이 그어지는 불경스러운 일이 벌어진다니

 

 

조상님들께 얼마나 큰 죄를 짓는것인가 생각해보면

아찔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될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죄를지으면 경찰의 전과기록에 남을 뿐이고

호적에 삘간줄이 올라가는 일은 없었다.

다만 신원조사서 인가 하는데에 빨간글씨로

범죄기록이 올라간다는 말을 얼핏 들은것 같다.

그러다 보니 범죄를 저질러 잡혀가서 고생하는 것보다도

조상님께 큰 잘못을 범하는게 두려워

화가 나더라도 참고 견디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지금이야 전과 두세개 정도 있다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세상이고

전과 4범이란 사람이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는 판이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