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마당

縱筆 ㅡ 高峯 奇大升

살메기 2024. 8. 10. 21:24

 

문득 좋은 시 하나를 알게되면 묻혀있는 보물을 발견한 듯 기쁜 마음이다.

예전에도 이처럼 더운 날들이 있었을텐데

옛분들은 어떤 글들을 남겼을까 하고 찾아보니

高峯 奇大升 선생께서 남기신 詩 한수가 가슴에 와 닿는다.

縱筆(종필) 붓 가는대로 쓰다.ㅡ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淸風動萬松(청풍동만송)맑은바람 온 소나무 흔들고,
白雲滿幽谷(백운만유곡)고즈넉한 골짜기에 흰구름 가득하네,
山人獨夜步(산인독야보)산야에 사는 사람 밤에 홀로 걷노라니,
溪水鳴寒玉(계수명한옥)계곡에 물소리는 찬 구슬처럼 울리네

※ 맑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온산의 나무들을 흔드는데

"솨아~~"하며 솔잎에 부는 바람소리는 더욱 청량감을 느끼게 합니다.

게다가 바라보니 고즈넉한 계곡 골짜기에는

흰 구름이 가득덮여 그윽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산속 또는 산자락 어디쯤에 지내는 시인은

어둠이 내려진 밤 조용히 홀로 밖에 나와 산보를 하노라니,

고요한 어둠속에서 찰랑대며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는 마치

차가운 옥구슬이 부딛치며 구르는 것 같은 청량한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이런 시를 조용히 음미하고 있노라면

내 가슴도 시원해져 더위가 씻어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