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벌조심

살메기 2006. 12. 1. 17:28

요즘같은 가을철에는 산행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할게 많습니다.


벌조심, 뱀조심, 벌레조심......

 

저는 그냥 등산이 아니라 취미가 같은 몇이서 함께 약초산행을 주로 합니다.

 

약초산행이라는게 등산로를 따라서 가는게 아니고 길도 없는 험한데를 헤치고 다녀야 되기 때문에 나뭇가지에 얼굴 긁히는건 보통이고, 나중에 집에와서 보면 돌부리 나무등걸에 부딪쳐 종아리는 어디 한군데 성한곳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곤 합니다.     

 

얼마전 친구들 서넛이서 혹시 재수가 좋으면 산삼구경도 하고, 당귀나 더덕이라도 있으면 캐볼 요량으로 경기도 가평에 있는 어느 산에 올랐습니다.

 

병수씨가 앞서가고 조금 떨어져서 중호형이랑 내가 숲속을 한창 헤치고 나가는데 갑자기 몇발짝 앞서가던 중호형의 "튀어! 튀어!" 하는 소리에 앞서가던 병수씨는 영문도 모르고 냅다 튀어 달아나고,

 

나도 놀라서 오던길로 되돌아 정신없이 뛰다가 돌아보니 중호형이 땅벌에 휩싸여 양팔을 휘저으며 벌떼와 맹렬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것이었습니다.

 

중호형이 미처 모르고 벌집을 건드린 거였습니다.

 

중호형은 벌떼에게 휩싸여 집중공격을 받는 그 와중에도 사랑하는 동료를 생각해서 `튀어 튀어` 했던 것입니다.

 

나 같으면 그런 말 하고 자시고 할 겨를없이 냅다 나부터 도망가기 바빴을 텐데 말입니다.

하여튼 중호형님 참 대단 합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가던 병수씨와 제가 다시 돌아와 중호형을 도와 벌과의 전쟁을 벌이게 되었고.....,

 

나중에 보니 중호형님은 30방정도 벌침 맞으시고, 병수씨 3방, 저는 머리 뒷 쪽에 대 여섯방 정도 였습니다.

 

잠시 후 하산하여 일행과 합류..벌 이야기를 하자, 가장 나이 많으신 상섭이형님 왈.

 

"돈벌었네, 벌침이 얼마나 비싼데" 하며 능청.....

 

그러자 옆에 있던 자영 아우님 한술 더떠

 

"중호형님은 30만원 벌었네, 그거 아무나 못맞아유, 남들은 돈주고 찾아다니면서 맞는데 뭘" 하면서 능청스럽게 미소~~^-^
 
중호형님 "조용히 안해! "하면서 화풀이에 일행모두 또 한번 박장대소.....

 

근데 그게 예전엔 몰랐는데 벌집이 아주 약효가 뛰어나다네요.

 

벌집(특히, 애벌레가 많이 들어있는)을 통째로 삶아서 그 삶은물을 마시면, 손발 저린데나 여자들 생리통 같은데 특효라네요.

 

그래서 우리친구는 가을되면 부업으로 벌집따러 다니는게 일입니다.

 

혹시 어디 벌집 봐둔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벌집 삶은물 한병 거저 줄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