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스런 승진
나이 50을 넘겨 정년이 10년도 안남은 이제야 승진을 했습니다.
무능한 탓이기도 하고 핑게아닌 핑게라면 승진욕심보다는 다른거 배우는데에 욕심이 앞섰던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나이먹었다고 공짜로 시켜주는 승진이기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지만, 그것도 승진이라고 여기저기 축하전화와 문자메세지, 화분세례 등 등..... 과히 싫지는 않았습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스스로는 다른데 말하지도 않았는데 고향 초등학교 친구들까지 모두알고 전화에 화분까지 집으로 보내왔습니다. 아마도 동창놈 하나가 같은 직업에 있어 알려준 듯 합니다.
어머님께서도 무척 좋아하시고 동생들도 축하전화 왔는데 막상 집사람과 딸은 별로 관심 밖인가 봅니다.
워낙 내가 집에서는 직장얘기를 거의 꺼내지 않아 계급이 어떻게 되는지 조차도 잘 모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우리 따른 중학생이 되어서야 아빠 직업이 뭔지를 알았습니다. 그것도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서 때문에 알게된 것이지요
가정환경조사서를 써오라는데 아빠 직업에 항상 쓰던대로 "공무원" 이렇게 써 보냈더니, 다시가져와서는 "선생님이 공무원의 종류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무슨공무원인지 정확하게 써오래, 공무원은 다 같은공무원 아냐? " 하는겁니다.
나도 고집이 있어 그냥 공무원 이렇게 다시 써 보내려 했는데 집사람이 착한 학생처럼 자세히도 써서 보내주는 바람에 그제서야 딸래미도 아빠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알게된 것입니다.
하여튼 정년이 이제 6-7년쯤 남았는데, 취미생활로 남은기간 색소폰과 그림공부나 열심히 하다가 정년을 마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