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시골추억
궁벽한 농촌 시골이 고향인 난 문득 문득 행복한 어릴적 추억에 빠지곤 한다.
특히 겨울철의 추억은 더욱 그러하다.
농촌의 일상이라는게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일로 쉴 틈이 없지만,
겨울철에는 예외 없이 주어지는 방학기간이자 휴식기간 이었다.
지금은 불법 밀렵이니... 생태계 파괴니 해서 당장 경찰서에 잡혀갈 일이지만....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꿩, 토끼, 새, 물고기 잡아먹는 일이
당시에는 겨울철에만 맛보는 즐거움이자 놀이였다.
○ 토끼 : 눈 내린날 아침, 산속 토끼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삐삐선 올가미를 서너개 설치해 두고 쫒다보면 토끼는 꼭 자기 발자국을 따라
계속 도망치다가 올가미에 걸린다.
다른방법으로는 싸이나를 구해 조각을 떼어내 촛물로 감싼다음
씨래기에 말아 새끼줄 사이에 끼워 산속 토끼가 다닐만한 곳에 걸어두면
싸이나가 들어 있는 줄을 모르고 먹은 다음 죽는다.
아니면 바지게 같은 것으로 토끼 덫을 놓아 잡기도 했다.
○ 꿩 : 가느란 철사의 끝을 두드려 일자 드라이버처럼 만든 다음
노란콩을 파내고 그 속에 초 땜한 싸이나를 넣어 산속 보리밭 사이에
한줌 왕겨위에 놓아두면 꿩이 먹고 죽는다.
○ 참새 : 새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새그물을 쳐두거나
새끼줄로 만든 삼태기, 아니면 바지게 위에 돌을 얹어두고 그 아래에 벼를 뿌려둔 다음....
참새들이 벼를 먹으려 삼태기 안으로 들어갔을 때
고인 막대기를 잡아채면 참새가 그 속에 갇히게 하여 잡는다.
○ 산비둘기 : 볍씨를 다이메크론 이라는 농약에 섞어 재어두었다가
눈 내린날 들판 논 가운데 볏집 쌓아둔 곳 양지쪽에 뿌려두면
산비둘기들이 내려와 먹고 죽는다.
○ 청둥오리 : 조그만 붕어나 피라미를 잡아 초땜한 싸이나를 아가미쪽에다 집어넣어
냇가에 뿌려두면 오리들이 먹고 죽는다.
○ 물고기 : 헤드라이트 달린 자전거를 끌고나가 전선을 연결하고
기다란 대나무 끝에 연결하여 페달을 밟아 전기를 일으켜 물고기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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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면 친구들과 함께 매일매일 산으로 들로 토끼잡으러 꿩 잡으러
뛰어다니노라면 옷은 흠뻑 젖어 김이 펄펄 나던 시절.....
어쩌다 운이 좋아 눈먼 꿩이나 토끼 한두마리 걸려들면
친구들이랑 사랑방에 모여앉아 해먹던 추억...
요즘 농촌은 봄 겨울이 따로 없이 일들을 하는 듯 하다.
사철농사인 하우스 농업도 많고....
가까운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고...
농촌에도 다 컴퓨터 인터넷이 되니
학생들은 집에 와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집안에서 컴퓨터 오락이나 하는게 보통...
시골 아이들에게 예전의 추억을 얘기해 주면 오히려 신기해 한다.
꿩고기 토끼고기 맛있는데.... 오늘따라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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