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기 전 현직에 있을때도 느낀바이지만....
안 끼는데 없이 여기저기 온갖 일에 나서는 경찰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딱하게만 느껴진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공무원 숫자는 168만여명으로 확인된다.
정부 각 부처에 소속되어 각자 맡은 소임들이 정해져 있다.
범죄를 단속하고 예방하기위해 존재하는 경찰관...
동사무소나 구청 시청에서 주민편의와 복지업무 등을 맡은 일반 행정공무원,
농업에 관련된 일들을 하는 농림부 공무원,
어업에 관련된 일을 하는 해수부 공무원....등등.....
이렇게 각자가 맡은 자기 소임들만 성실히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예나 지금이나 안끼는데 없이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엊그제 일요일 가까운 광릉수목원쪽으로 다녀올 일이 있어서 운전하고 나갔다.
오가는 길에서 두세번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검문소를 통과하는데
등에 Police라고 씌여있는 흰색 방역복을 입은 경찰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요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일에도 경찰이 나서야만 하는가....
아무리 경찰이 인원이 많다고 하더라도,
경찰 본연의 임무인 범죄예방과 단속만 충실하면 될텐데 방역활동에까지...
돼지열병 확산방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 공무원들은 따로 있다.
농림부도 있고, 시.군.구청 지자체에도 농축산지원과, 농업정책과 같은 부서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그들의 소관임이 분명할진대 그걸 왜 경찰이 해야만 하나
일요일날 농림부나 시군구청의 많은 공무원들은 집에서 가족과 달콤한 휴일을 보내는 동안
농축산과는 관련도 없는 경찰이 나서서 방역업무를 하는것은 아니었을까....
농림부나 시군구 지자체에 공무원수가 부족해 어쩔수 없다면
일당을 주고서라도 알바를 쓰거나 할 일이지 경찰을 동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만약 경찰청장보다 직급 높은 총리나 장관이 경찰청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라도
"그 일은 경찰의 소관 업무가 아니므로 해당부처에서 알아서 해야 합니다." 하고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앞으로 이 같은 관행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궂은일에 경찰이 나서야만 할지...
퇴직한 선배로서 은근 화도 나고 안쓰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