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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행---백낙천

詩마당

by 살메기 2008. 10. 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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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의 비파행(琵琶行),

예전 이 시에 반해 외워본다고 도전도 했었지만....

결국 다 외우지 못하고 가끔 아름다운 구절을 혼자서

음미해보는 정도다.

 

특히, 유견강심추월백 같은 구절.... 

갖가지 비파소리 표현...

 

이 시를 읽어보면 왜 백낙천을 중국 최고 시인의 한 사람으로

부르는지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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深陽江頭夜送客  심양강 나루에서 밤길떠나는 손님을 전송하는날,

楓葉荻花秋瑟瑟  단풍잎 붉게 물들고 물억새꽃 희게 핀 쓸쓸한 가을이었네

 

主人下馬客在船  나는 말에서 내리고 손님은 배에올라

擧酒欲飮無管絃  이별의 술잔 나누려 했지만 음악조차 없었네

 

醉不成歡慘將別  취해도 즐거움 없고 쓸쓸한마음 그대로인채 이별할 때

別時茫茫江浸月  망망한 강위에 달빛만 젖어드네

 

忽聞水上琵琶聲  이 때 문득 물 위로 비파 소리 들려와

主人忘歸客不發  나는 돌아가기를 잊고 손님은 길 떠나기를 잊었네

 

尋聲暗問彈者誰  비파소리 찾아 타는이가 누군지 은근히 물었으나

琵琶聲停欲語遲  소리는 멎었건만 대답은 머뭇머뭇 더디기만 하네

 

移船相近邀相見  배를 옮겨 가까이가 다가가 서로 인사하고 자리를 청하며

添酒回燈重開宴  술을 시키고 등 밝혀 주연을 다시 시작했네

 

千呼萬喚始出來  몇번을 부르고 또 청해 겨우 모습을 나타내니

猶抱琵琶半遮面  비파를 안고 소매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네

 

 

비파행4.jpg

 

 

轉軸撥絃三兩聲  이윽고 비파를 고쳐들고 줄을긁어 두세번 소리를 내보내니

未成曲調先有情  아직 곡조도 이루지 않았는데 벌써 감정이 들어있었네

 

絃絃掩抑聲聲思  타기시작하자 줄마다 억눌린소리,소리마다 생각이스며있어

似訴平生不得志  흡사 평상시에 펴지못했던 생각을 호소하는 듯...

 

低眉信手續續彈  눈섶을 내리깔고 손가는대로 자유분방하게 연주하니

說盡心中無限事  마음속 숱한 사연 모두 털어 놓는 듯

 

輕롱慢撚撥復挑  가벼이 누르고 비벼 뜯고 다시 퉁기니

初爲霓裳後六요  처음은 예상곡... 뒤에는 육요곡이라

 

大絃조조如急雨  큰줄은 떠들썩한 소리로 마치 소나기가 쏟아지는 듯

小絃切切如私語  작은줄은 하느작 하느작 마치 속삭이는 듯

 

조조切切錯雜彈  떠들썩한 소리와 하느작거리는 소리가 뒤섞여

大珠小珠落玉盤  크고작은 진주가 옥쟁반에 구르는 듯

 

間關鶯語花底滑  때로는 꽃 아래 우는 꾀꼬리 소리 같고

幽咽泉流氷下灘  때로는 여울에 졸졸 흐르는 샘물소리와도 같은 듯....

 

氷泉冷澁絃凝絶  어느 사이에 샘물이 차게 얼어붙듯 현의 가락이 엉켜져

凝絶不通聲漸歇  소리가 끊기더니 잠시뒤 멎고 말았다네

 

別有幽愁暗恨生  그러자 마음에 엉킨 슬픔과 남모르는 한스러움이 생겨

此時無聲勝有聲  이때.. 소리 없음은 소리 있을 때보다 더 좋았네

 

銀甁乍破水漿병  다시 정적이 깨지자 은항아리가 깨지며 물이 쏟아지 듯

鐵騎突出刀槍鳴  갑옷입은 기마병이 창칼을 휘두르는 듯.....

 

曲終收撥當心畵  이윽고 연주 끝나 비파를 한번 크게 내려그으니

四弦一聲如裂帛  네 현이 한번에 울리는 소리 마치 비단 찢어지는 듯

 

東船西舫消無言  동서에서 모여든 배 사람들 모두 감탄해 말이없고

唯見江心秋月白  오직 강 가운데 흰 가을달빛만 비추일 뿐....

 

沈吟放撥揷弦中  여인은 생각에 잠겨 채를 아래에 놓은 현속에 꽃은 뒤

整頓衣裳起斂容  흩어진 옷 매무새를 바로하고 바르게 앉아

 

 

비파행5.jpg

 


自言本是京城女  저는 원래 서울 여자랍니다

家在蝦마陵下住  하마릉근처에서 살았구요

 

十三學得琵琶成  열세살에 비파 배워

名屬敎坊第一部  기방에서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지요

 

曲罷曾敎善才服  곡을 켜서 선생님을 감탄시킨 적도 있었고

粧成每被秋娘妬  외모로는 당대 최고 미인들의 시샘을 받기도 했지요

 

五陵年少爭纏頭  오릉의 젊은이들 앞 다투어 저에게 선물을 주었고

一曲紅초不知數  곡이 끝날때마다 선물받은 붉은비단 수도 없었지요

 

鈿頭銀비擊節碎  자개 박은 은비녀도 장단을 치다가 부러뜨렸고

血色羅裙飜酒汚  빨간 명주치마 술자국에 얼룩져도 아까와하지 않았지요

 

今年歡笑復明年  금년은 즐겁게 웃으며 보내고 내년 또한 그렇게...

秋月春風等閑度  가을달...봄바람하며 덤벙덤벙 세월을 보냈지요

 

弟走從軍阿姨死  그러던 중 동생은 군인이 되었고 양모는 돌아가셨으며

暮去朝來顔色故  세월 흘러 어느새 용모는 시들게 되었지요

 

門前冷落車馬稀  문 앞은 쓸쓸해져 말탄 손님의 발길도 뜸해졌고

老大嫁作商人婦  늙어버린 저는 상인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商人重利輕別離  상인이란 돈벌이를 중히 여길 뿐 이별따위 하찮게여겨

前月浮梁買茶去  지난달 부량으로 차를 사러 떠났지요

 

去來江구守空船  그뒤로 강 어귀에서 홀로 배를 지키고 있읍니다만

繞船月明江水寒  배를 휘감은 달빛도..강물도 그저 싸늘하기만 할뿐

 

夜深忽夢少年事  밤 깊어.. 문득 젊은시절의 일을 꿈에서라도 보게되면

夢啼장淚紅欄干  화장한 얼굴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답니다

 

 

비파행3.jpg

 

 

我聞琵琶已嘆息  비파소리 듣고 무슨 사연이 있음을 알고 이미 탄식 했지만

又聞此語重즉즉  여인의 이야기 듣고 나니 다시 한숨이 났다네

 

同是天涯淪落人  나도 여인과 마찬가지로 천애고아처럼 떠도는 신세..

相逢何必曾相識  이렇게 만나고 보니 전부터 인연이 있는 것만 같구려

 

我從去年辭帝京  나는 지난 해에 서울을 하직하고

謫居臥病심陽城  이곳으로 귀양와 병으로 누웠는데

 

심陽地僻無音樂  이곳은 외진곳 음악다운 음악도 없고

終歲不聞絲竹聲  한해가 다가도록 악기소리 들을 수 없었다오

 

住近盆江地低濕  분강 가까이 살아 땅이 낮고 또 습한데다

黃蘆苦竹繞宅生  누런 갈대와 큰 왕대가 집을 에워싸고 있고

 

其間旦暮聞何物  이 근방에서 밤낮으로 들리는 것 이라고는

杜鵑啼血猿哀鳴  피맺힌 두견새와 슬피우는 원숭이 소리뿐...

 

春江花朝秋月夜  그래도 봄날 강변 꽃피는 아침과 가을날 달 밝은 밤이면

往往取酒還獨傾  때때로 술을 가져오게하여 홀로 잔을 기울이고 있다오

 

豈無山歌與村笛  이 동네도 촌티나는 노래나 피리소리 없는바 아니지만

嘔啞嘲절難爲聽  조잡하고 시끄러워 듣기조차 괴롭다오

 

今夜聞君琵琶聲  오늘 밤 당신의 감정어린 비파 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  신선 음악을 들은 듯 귀도 밝아지고 기분도 좋아졌다오

 

莫辭更坐彈一曲  사양치 마시고 다시앉아 한 곡 들려주신다면

爲君飜作琵琶行  당신을위해 오늘밤사연을'비파의노래'라고 지어볼까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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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我此言良久立  내말에 감동하여 여인은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객坐促絃絃轉急  다시 자리에 앉아 현을 가려 가락 빠르게 연주하니

 

凄凄不似向前聲  그 소리 쓸쓸하여 먼저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처절했고

滿座重聞皆掩泣  배안에 가득 앉은 사람들은 거듭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네

 

座中泣下誰最多  그 가운데서 누가 눈물을 가장 많이 흘렸던가

江州司馬靑衫濕  바로 강주사마인 내 푸른 장삼이 눈물로 젖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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