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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대표적 기생 황진이와 이매창

詩마당

by 살메기 2017. 10. 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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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듯,
조선시대에 詩로서 이름을 남긴 기생을 꼽으라면
송도(現 개성)妓 황진이와 부안妓 이매창일 것이다.


妓生 妓女로 불리는 그들은 천민계급에 속하는 여성들로서,

당시의 기생들은 모두 官物이라 해서 관아에 속해있는 노비나 다름이 없었고,

사대부 양반이나 관리들의 연회에 흥을 돋구거나

심지어는 잠자리 시중까지 들어주는 역할이 주된 임무였던 듯 하다.


판소리 춘향가에도 있듯이...

새로 부임한 변사또가 남원관아 소속 기생 점고(요즘말로 하면 점호)를 하는 대목이 있다.


"조운모우 양대선이....우선옥이 춘흥이.... 사군불견 반월이....

유황려 금선이... 어주 축수에 도흥이....

팔월부용에 군자룡... 만당추수에 홍련이 ....

섬섬영좌 초월이....만경대 구름속에 높이 노던 학선이....(계속 이어짐....중략)"

 

따라서, 시를 잘하면 詩妓요, 춤을 잘하면 舞妓,

노래를 잘하면 娼妓 등으로 불렸다.


김삿갓이 평양에 머물때 어느 평양기생과 한잔술을 나누며 물었다.

김삿갓 : 平壤妓生何所能 평양기생은 무엇이 능하오?

평양기 : 能歌能舞又能詩 노래에도 능하고 춤도 능하고 또 시에도 능하지요

김삿갓 : 能能其中別無能 능하고 능하다지만 내보기엔 별로 능한것도 없는듯 하오

평양기 : 月夜三更呼夫能 달 밝은 깊은 밤 사내 불러들이는 재주도 능하지요


술이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게 마련인데,

양반가의 남자나 관리들이 술좌석이 끝난 후

동석했던 노비나 다름없는 기생을 잠자리에 들여 

하룻밤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이 많았을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니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 경험을 가진 기생으로 이런글이 있을법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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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기 황진이


황진이의 정확한 출생년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506年 전후로 추정된다.

그녀는 開城에서 황씨 성을 가진 양반가 아버지와 盲人 서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황진이는 신분제인 從母法에 따라, 아버지가 양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신분 때문에 천출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본명은 ‘황진’이고 접미사 ‘-이’가 붙어 황진이로 전해 내려 온다는 것이다.


그녀는 여덟살 때부터 千字文을 배우기 시작하여,

열 살 때 벌써 웬만한 漢文 고전을 읽어내고 漢詩를 지을 정도로 재능을 보였으며,

서화에도 능하고 가야금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황진이는 미모와 가창뿐 아니라 詩,書,畵에 두루 능하였고,

또한 성리학과 고전 지식 역시 해박하여, 

그녀의 명성은 전국 팔도에까지 회자되었다.


한편으로는 당대의 명사, 한량들과 교류하며 시문 등을 주고받기도 하고

연인이 되기도 하였는데, 한번은 왕족인 벽계수를 유혹하는가 하면

당대의 고관대작들을 유혹하거나 망신을 주기도 했다.


또한, 10년 동안 수도에 정진하여 생불(生佛)이라 불리던 천마산 지족암의 승려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유혹하여 파계시키기도 하였다.


당대의 석학이던 화담 徐敬德을 유혹하는 것은 실패하였으나

그의 인품에 탄복, 스승으로 삼아 그에게서 당시(唐詩)를 배웠다고 한다.


황진이의 여러 時調들은 문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

고전 韓國文學의 일부로 인정되며, 교과서에도 실리는 중요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유실되었으나 몇 수의 시가 현재 전한다.

서경덕 ·박연폭포(朴淵瀑布)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렸다.


1567년 무렵을 전후하여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하나 

사망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녀는 죽기 전 "나 때문에 천하의 남자들이 자정하지 못하였으니

내가 죽거든 관을 쓰지 말고 동문 밖 개울가에 시체를 두어 여인들로 하여금

경계로 하여 주시오" 라는 유언을 남겼다고도 한다.


묘소는 북한땅인 京畿道 長湍郡 장단면 판교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小栢舟] 잣나무 배

汎彼中流小柏舟 (범피중류소백주) 저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조그만 잣나무 배

幾年閑繫碧波頭 (기년한계벽파두)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後人若問誰先渡 (후인약문수선도) 뒷사람이 누가 먼저 건넜느냐 묻는다면

文武兼全萬戶侯 (문무겸전만호후)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후라 하리 

세월이 흐른 뒤, 황진이가 자신의 첫사랑을 생각하며 지었 을 법한 시이다.

 

◆ 詠半月(영반월) - 반달을 노래함

誰斷崑山玉 (수착곤산옥)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내어

裁成織女梳 (재성직녀소)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牽牛離別後 (견우이별후)견우와 이별한 후에

愁擲壁空虛 (만척벽공허)슬픔에 겨워 벽공에 던졌다오
이 시는 초당(草堂) 허엽(許曄, 1517~1580)의 시인데

황진이가 자주 불러 황진이의 시로 오인되고 있다는 학설도 있다.

 


 

◆  청산은 내 뜻이요…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황진이 자신을 청산에 비유하여 변치 않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오신날 밤이어든 서리서리 펴리라

외로운 밤을 한 허리 잘라내어 님 오신 밤에 길게 풀어 놓고

싶다는 연모의 정을 황진이만의 맛깔난 어휘로 노래하고 있다.


 [황진이와 화담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랴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올가 하노라

- 화담 서경덕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 황진이
그리운 정에 떨어지는 잎 소리마저도 님이 아닌가 한다는 화담의 시조에
지는 잎 소리를 난들 어찌하겠느냐는 황진이의 안타까움을 전한다.
 

◆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 벽계수(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황진이와 벽계수와의 이야기는 서유영(徐英,1801~1874)의

<금계필담(錦溪筆談)>에 자세히 전한다.



황진이는 송도의 명기이다. 미모와 기예가 뛰어나서 그 명성이 한 나라에 널리 퍼졌다.
종실(宗室) 벽계수가 황진이를 만나기를 원하였으나,
風流名士가 아니면 어렵다기에 손곡(蓀谷) 이달(李達)에게 방법을 물었다.

이달이“그대가 황진이를 만나려면 내 말대로 해야 하는데 따를 수 있겠소?”라고 물으니
계수는“당연히 그대의 말을 따르리다”라고 답했다.

이달이 말하기를,
“그대가 소동(小童)으로 하여금 거문고를 가지고 뒤를 따르게 하여
황진이의 집근처 루(樓)에 올라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타고 있으면 황진이가 나와서
그대 곁에 앉을 것이오. 그때 본체만체하고 일어나 재빨리 말을 타고 가면 황진이가
따라올 것이오. 취적교(吹笛橋)를 지날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일은 성공일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오”했다.

 

벽계수가 그 말을 따라 작은 나귀를 타고 소동으로 하여금 거문고를 들게 하여

루에 올라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한곡 탄후 일어나 나귀를 타고가니 황진이가 과연 뒤를 따랐다.

 

취적교에 이르렀을 때 황진이가 동자에게 그가 벽계수임을 묻고

"청산리 벽계수야..." 하고 시조를 읊으니, 벽계수가 그냥 갈 수가 없어

고개를 돌리다 나귀에서 떨어졌다.

이에 황진이가 웃으며“이 사람은 명사가 아니라 단지 풍류랑일 뿐이다”라며 가버렸다.

 

벽계수는 매우 부끄럽고 한스러워했다.

한편 구수훈(具樹勳, 영조 때 무신)의 <이순록(二旬錄)>에는 조금 달리 나와 있다.

종실 벽계수는 평소 결코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해왔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황진이가 사람을 시켜 그를 개성으로 유인해왔다. 

어느 달이 뜬 저녁, 나귀를 탄 벽계수가 경치에 취해 있을 때 황진이가 나타나

“청산리 벽계수야...” 시조를 읊으니 벽계수는 밝은 달빛 아래 나타난

고운 음성과 아름 다운 자태에 놀라 나귀에서 떨어졌다.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어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별의 회한을 노래한 것으로 황진이가 시조의 형식을 완전히
소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시조이다.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月下桐梧盡(월하동오진)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三觴(인취주삼상) 사람은 이미 술 석잔에 취하였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찰랑거리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소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서로 이별한 후에는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소세양이 소싯적에 이르기를,“여색에 미혹되면 남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어느날, 송도기 황진이의 재주와 미모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에게 약조하기를
“내가 황진이와 한 달을 지낸다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자신이 있네. 
하루라도 더 묵는다면 사람이 아니네”라고 호언장담을 하였다.
그러나 막상 송도로 가서 황진이를 만나보니 과연 뛰어난 사람이었다.

 

30일을 살고 어쩔수 없이 떠나려 하니, 황진이가 누(樓)에 올라 시를 읊었다.
이 시를 듣고 소세양은 결국 탄식을 하면서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 머물렀다.
이 때 황진이가 읊은 시가 바로 <봉별소양곡세양(奉別蘇陽谷世讓)>이다.

 

別金慶元 (별김경원) 김경원과 헤어지며
三世金緣成燕尾 (삼세금연성연미) 삼세의 굳은 인연좋은 짝이니

此中生死兩心知 (차중생사양심지) 그 중에서 생사는 두 마음만 알리로다

楊州芳約吾無負 (양주방약오무부) 양주의 꽃다운 언약 내 아니 저버렸는데
恐子還如杜牧之 (공자환여두목지)
도리어 그대가 두목(杜牧)처럼 한량이라 두려울 뿐.



※ 두목지는 중국 당나라때의 시인이다. 자유분방하게 일생을 보낸탓에 풍류공자로도 불렸다.

특히, 가을철을 대표하는 명시로, 산행(山行)이 있다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멀리 산비탈길을 차가운 산을 올라보니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흰구름 이는곳에 아득히 민가가 보이네

停車坐愛楓林晩  (정차좌애풍림만) 수레를 멈춰 단풍 물든 숲 경치를 감상하노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맞은 단풍잎 2월 봄꽃보다 붉어라

 
朴淵瀑布 (박연폭포)

一派長川噴壑垄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龍湫百仞水潨潨 (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황진이가 자신을 포함한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사랑한 박연폭포.
송도의 기생이었던 황진이는 물론 이곳을 자주 방문하여 풍류를 즐겼을 것이다.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유려한 표현은 박연의 장관을 짐작케 한다.
박연폭포는 현재 개성시 개풍군(開豊郡) 천마산(天摩山) 기슭에 있다.




滿月臺懷古 (만월대회고) 만월대를 생각하며
古寺蕭然傍御溝 (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쓸쓸히 어구 옆에 있고
夕陽喬木使人愁 (석양교목사인수) 저녁 해가 교목에 비치어 서럽구나
煙霞冷落殘僧夢 (연하냉락잔승몽) 연기 같은 놀(태평세월)은 스러지고 중의 꿈만 남았는데
歲月崢嶸破塔頭 (세월쟁영파탑두) 세월만 첩첩이 깨진 탑머리에 어렸다.
黃鳳羽歸飛鳥雀 (황봉우귀비조작) 황봉은 어디가고 참새만 날아들고
杜鵑花發牧羊牛 (두견화발목양우) 두견화 핀 성터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네.
神松憶得繁華日 (신송억득번화일) 송악의 번화롭던 날을 생각하니
豈意如今春似秋 (기의여금춘사추) 어찌 봄이 온들 가을 같을 줄 알았으랴

 

◆ 松都 (송 도) 송도를 노래함

中前朝色 (설중전조색)  눈 가운데 옛 고려의 빛 떠돌고
寒鐘故國聲 (한종고국성)  차디찬 종소리는 옛 나라의 소리 같네
南樓愁獨立 (남루수독립)  남루에 올라 수심 겨워 홀로 섰노라니
殘廓暮烟香 (잔곽모연향)  남은 성터에 저녁연기 피어 오르네

* 황진이는 옛 고려의 수도인 송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송도를 중심으로 살았다.
남아 있는 몇 편 안 되는 황진이의 시 중에 두 편이 송도를 노래한 것이다.

 

相思夢 (상사몽) 꿈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儂訪歡時歡訪儂 (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이 시는 김안서 작사, 김성태 작곡으로 <꿈길에서> 라는 제목의 가곡으로 만들어졌다.



이매창(李梅窓)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자는 천향(天香), 매창(梅窓)은 호이다.


서기 1573년 전북 부안에서 아전이던 이탕종의 딸로 출생하여

1610,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계유년에 태어났으므로 계생(癸生)이라고도 불렸으며,

계랑(癸娘 또는 桂娘)이라고도 하였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劉希慶

허균(許筠이귀(李貴) 등과 교유가 깊었다.

 

황진이(黃眞伊)와 더불어 조선 명기로 쌍벽을 이루었다.

 

유희경의 시에 계랑에게 주는 시가 10여 편 있다.

가곡원류에 실린 이화우(梨花雨) 흩날닐제 울며 쟙고 이별(離別)한 님으로

시작되는 계생의 시조는 유희경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라는 가 덧붙어 있다.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도 계생과 시를 주고받은 이야기가 전한다.

그리고 계생의 죽음을 전해듣고 애도하는 시와 함께

계생의 사람됨에 대하여 간단한 기록이 덧붙여 있다.

 

계생의 시문의 특징은 가늘고 약한 선으로 자신의 숙명을 그대로 읊고

자유자재로 시어를 구사하는 데에 있어 그의 우수한 시재(詩才)를 엿볼 수 있다.

 

그녀는 歌舞 · 弦琴에도 능한 다재다능한 예술인이었다.

 

전북 부안군 동중리에 이매창의 묘와 묘비가 있으며,

전라북도 기념물 제65호로 지정되어 있다.

 

1974년에 부안 서림공원에 그녀의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자상(自傷2)

春冷補寒衣(춘랭보한의) : 차가운 봄날 겨울옷 깁는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 비단 창가에 햇볕 비치는 시간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 고개 숙여 손 따라 가는 곳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 구슬 눈물 바느질 실에 떨어진다

    

 

자상(自傷2)

夢罷愁風雨(몽파수풍우) : 꿈 깨니 비바람 근심스러워

沈吟行路難(침음행로난) : 세상길 어려움음을 조용히 읊어본다

慇懃樑上燕(은근량상연) : 들보 위의 은근한 제비는

何日喚人還(하일환인환) : 어느날에야 임 불러 돌아올게 할까

    

 

自傷3(자상3)

一片彩雲夢(일편채운몽) : 한 조각 꽃구름 이는 꿈

覺來萬念差(각래만념차) : 깨어나면 허망하여라

陽臺何處是(양대하처시) : 임과 만나는 따뜻한 누대는 그 어느 곳인가

日暮暗愁多(일모암수다) : 날은 저물어 어둑한데 수심만 짙어지네

    

 

春思(춘사)

東風三月時(동풍삼월시) : 봄바람 불어오는 삼월 어느 때

處處落花飛(처처락화비) : 곳곳에 흩날리는 떨어진 꽃잎

綠綺相思曲(녹기상사곡) : 거문고로 상사곡을 타보나

江南人未歸(강남인미귀) : 강남 간 내 님은 오지를 않네

    

 

등어수대(登御水臺)

王在千年寺(왕재천년사) : 왕이 왔던 천년사

空餘御水臺(공여어수대) : 쓸쓸히 어수대만 남았구나

往事憑誰問(왕사빙수문) : 지난 일을 누구에게 물으랴

臨風喚鶴來(임풍환학래) : 바람결에 우는 학이 내려 앉는다

    

 

유부여백마강2(遊扶餘白馬江2)

誰云洛下是多變(수운낙하시다변) : 누가 세상 변화 심하다 하나

我願人間事不聞(아원인간사불문) : 나는 인간사 듣는 것 원하지 않는다

莫向樽前辭一醉(막향준전사일취) : 술동이 앞, 한 잔 술 사양 말라

五陵公子草中墳(오릉공자초중분) : 오릉의 공자들도 풀속 무덤에 누웠노라

    

 

유부여백마강1(遊扶餘白馬江1)

水村來訪小柴門(수촌래방소시문) : 강마을에서 사립대문 찾아드니

荷落寒塘菊老盆(하락한당국로분) : 연꽃 떨어진 쓸쓸한 연못, 국화꽃 시든 화분

鴉帶夕陽啼古木(아대석양제고목) : 석양빛에 갈가마귀 고목에서 울고

雁含秋氣渡江雲(안함추기도강운) : 가을 기운 머금은 기러기 강건너 구름에 든다



규원2(閨怨2)

相思都在不言裡(상사도재불언리) : 말못하는 그리운 심정

一夜心懷鬢半絲(일야심회빈반사) : 온 밤의 회포에 머리는 반백

欲知是妾相思苦(욕지시첩상사고) : 그리운 이 고통 아시려면

須試金環減舊圓(수시금환감구원) : 금반지 닮아짐을 보리구려



규원1(閨怨1)

離恨悄悄掩中門(이한초초엄중문) : 혹독한 이별이 한스러워 안방 문 닫으니

羅袖無香滴淚痕(나수무향적누흔) : 비단 소매엔 임의 향기 없고 눈물 얼룩 뿐이로다

獨處深閨人寂寂(독처심규인적적) : 혼자 있는 깊은 방엔 다른 사람 아무도 없고

一庭微雨鎖黃昏(일정미우쇄황혼) : 마당 가득 내리는 보슬비는 황혼조차 가리운다

 

병중추사(病中秋思)

空閨養拙病餘身(공규양졸병여신) : 빈 방에 외로운 병던 이몸

長任飢寒四十年(장임기한사십년) : 외롭고 굶주린 인생 사십년이로다

借問人生能幾許(차문인생능기허) : 묻거니 인생살이 몇 년인가

胸懷無日不沾巾(흉회무일불첨건) : 수건 마를날 없는 마음 속 회포여


한거(閑居)

石田茅屋掩柴扉(석전모옥엄시비) : 바위 사이 초가집 사립문 닫고 사니

花落花開辨四時(화락화개변사시) : 꽃 지고 꽃 핀들 계절을 알 수 있겠는가

峽裡無人晴盡永(협리무인청진영) : 골짝엔 사람 없고 맑은 날은 길기도 한데

雲山炯水遠帆歸(운산형수원범귀) : 구름 낀 산, 번쩍이는 물에 멀리 돛단배 돌아온다

 

자한3(自恨3)

悖子賣莊土(패자매장토) : 패륜아가 농토를 팔아

莊土漸次裂(장토점) : 농토가 점차 줄어드는구나

不惜一莊土(불석일장토) : 한 배기 농토는 아깝지 않으나

只恐宗祀絶(지공종사절) : 조상의 제사 끊어질까 두렵도다

 

자한2(自恨2)

故人交金刀(고인교금도) : 옛사람 돈으로 사귀더니

金刀多敗裂(금도다패렬) : 돈으로 패망한 사람 많도다

不惜金刀盡(불석금도진) : 돈 다 쓰는 것 아깝지 않으나

且恐交情絶(차공교정절) : 사귀는 정이 끊어질까 걱정이라오

 

자한1(1自恨)

夢罷愁風雨(몽파수풍우) : 꿈에서 깨니 비바람이 근심스러워

沈吟行路難(침음행로난) : 고요히 행로난을 읊노라

慇懃梁上燕(은근양상연) : 무심하구나, 들보 위의 제비여

何日喚人還(하일환인환) : 어느날에야 임을 불러 돌아오게 하려나  

 

추천(鞦韆)

兩兩佳人學伴仙(양량가인학반선) : 두 사람씩 짝지은 미인이 신선을 배우려

綠楊陰裡競鞦韆(녹양음리경추천) : 푸른 버드나무 그늘에서 그네를 다투는구나

佩環違響浮雲外(패환위향부운외) : 노리게 소리 구름 밖 하늘까지 울리니

却訝乘龍上碧天(각아승룡상벽천) : 도리어 용을 타고 푸른 하늘 오르는 듯하여라

 

등천층암(登千層菴)

千層隱佇千年寺(천층은저천년사) : 천년을 우두커니 선 천년사

瑞氣祥雲石逕生(서기상운석경생) : 상서로운 기운과 구름 돌길에 서린다

淸磬響沈星月白(청경향침성월백) : 달빛과 별빛 환한데 맑은 경쇠소리 잦아드니

萬山楓葉閙秋聲(만산풍엽료추성) : 온 산에 가득한 단풍잎 가을 소리로 요란하다

 

야좌(夜坐)

西窓竹月影婆娑(서창죽월영파사) : 서창 대숲 달그림자 어른거리고

風動桃園舞落花(풍동도원무낙화) : 복숭아 밭에 바람 부니 낙화가 춤을 추네

猶倚小欄無夢寐(유의소난무몽매) : 여전히 작은 난간에 기대니 잠은 오지 않고

遙聞江渚菜菱歌(요문강저채릉가) : 강가의 마름 캐는 노래소리 아득히 들려오네   

 

조춘(早春)

千山萬樹葉初飛(천산만수엽초비) : 온 산의 나무마다 단풍져 날리고

雁叫南天帶落暉(안규남천대낙휘) : 지는 햇빛 물든 남녘 하늘에 기러기 운다

長笛一聲何處是(장적일성하처시) : 어지선가 들려오는 긴 한 가닥 피리소리

楚鄕歸客淚沾衣(초향귀객루첨의) : 먼 고향가는 나그네는 눈물이 옷을 적신다

 

탄금(彈琴)

誰憐緣綺訴丹衷(수련연기소단충) : 우리의 사랑 진정에 소호함을 누가 알리오

萬恨千愁一曲中(만한천수일곡중) : 온갖 원한, 갖은 수심 한 곡조에 들어있네

重奏南江春欲暮(중주남강춘욕모) : 강남곡을 거듭 타니 봄날이 저물어 가니

不堪回首泣東風(불감회수읍동풍) : 봄바람 돌아보니 눈물 흘러내림 견딜 수 없네

 

범주(泛舟)

參差山影倒江波(참차산영도강파) : 산 그림자 어른어른 물결에 어리고

垂柳千絲掩酒家(수류천사엄주가) : 늘어선 버들가지 주막을 덮었구나

輕浪風生眠鷺起(경랑풍생면로기) : 바람이는 가벼운 물결 잠자던 백로 깨우고

漁舟人語隔煙霞(어주인어격연하) : 강안개 속 어부들 이야기 소리 들린다  

   

고인(故人)

松柏芳盟日(송백방맹일) : 송백같이 맺은 사랑의 약속

思情與海深(사정여해심) : 사랑하는 그 마음 바다처럼 깊는데

江南靑鳥斷(강남청조단) : 강남 땅의 반가운 소식 끊어지고

中夜獨傷心(중야독상심) : 이 한밤 홀로 마음만 아프구나

 

병중2(病中2)

誤被浮虛說(오피부허설) : 헛소문 자못 입어

還爲衆口暄(환위중구훤) : 도리어 여러 사람 입방아 거리

空將愁與恨(공장수여한) : 고연히 시름과 원한을 가져

抱病掩柴門(포병엄시문) : 가슴에 벼을 안고 사립문 닫아놓았다

 

병중1(病中1)

不是傷春病(불시상춘병) : 봄이라 마음 아픈 병이 아니라

只因憶玉郞(지인억옥랑) : 단지 임 생각에 난 병이라네

塵寰多苦累(진환다고루) : 인간세상 고통과 괴로움도 많아

孤鶴未歸情(고학미귀정) : 돌아가 오지 않은 마음 때운이네

 

강대즉사(江臺卽事)

四野秋光好(사야추광호) : 사방 들판에 가을빛 좋아

獨登江上台(독등강상태) : 혼자 강 위 누대에 올라보네

風流何處客(풍류하처객) : 어디선 온 풍류객인가

携酒訪余來(휴주방여래) : 술 가지고 날 찾아온다네

 

자상4(自傷4)

夢罷悲風雨(몽파비풍우) : 꿈 깨니 비바람에 서글퍼지고

沈吟行路難(침음행로난) : 행로난을 침울하게 읊어본다네

慇懃梁上燕(은근양상연) : 은근한 대들보 위의 제비여

何日喚人歸(하일환인귀) : 어느날에야 임을 불러 오게하느냐

 

(自傷3)

一片彩雲夢(일편채운몽) : 꿈속의 한 조각 채색 구름

覺來萬念差(각래만념차) : 꿈에서 깨니 온갖 생각 엇갈린다

陽臺何處是(양대하처시) : 양대는 어느곳에 있는가

日暮暗愁多(일모암수다) : 해 지는 저녁 어둠에 수심이 짙어진다


(自傷2)

洛下風流客(낙하풍류객) : 서울 풍류객 있어

淸談交契長(청담교계장) : 정담을 나누며 약속했는데

今日飜成別(금일번성별) : 오늘 번복하고 이별하니

離盃暗斷腸(이배암단장) : 이별 술잔에 암담히 마음이 아프네

 

자상(自傷)

京洛三年夢(경락삼년몽) : 서울 꿈 삼년

湖南又一春(호남우일춘) : 호남에서 또 한 봄이 가는구나

黃金移古意(황금이고의) : 황금에 처음 마음이 바뀌어

中夜獨傷神(중야독상신) : 한밤에 홀로 마음이 상하는구나

 

춘사(春思)

東風三月時(동풍삼월시) : 봄바람 부는 삼월

處處落花飛(처처낙화비) : 여기저기 낙화가 날린다

綠綺相思曲(녹기상사곡) : 비단옷 입고 상사곡 불러도

江南人未歸(강남인미귀) : 강남 가신 그이는 오지도 않는다

 

심진3(尋眞3)

遠山浮翠色(원산부취색) : 먼 산에 푸른 빛 감돌고

柳岸暗煙霞(유안암연하) : 버드나무 언덕은 물안개 자욱하다

何處靑旗在(하처청기재) : 어디 곳에 주막이 있을까

漁舟近杏花(어주근행화) : 고기잡이 배 살구꽃 가까이에 있다

 

심진2(尋眞2)

巖下繫蘭舟(암하계난주) : 바위 아래 고운 배 매어놓고

耽看碧玉流(탐간벽옥류) : 벽옥같은 맑은 물 정신없이 바라본다

千年名勝地(천년명승지) : 천년 명승지에

沙鳥等閒遊(사조등한유) : 물새가 한가하게 놀고 있구나

      


심진1(尋眞1)  

可憐東海水(가련동해수) : 가련하다, 동해로 흐르는 물이여

何時西北流(하시서북류) : 어느 때라야 서북쪽으로 흐르는가

停舟歌一曲(정주가일곡) : 배를 머추고 한 곡조 노래하니

把酒憶舊遊(파주억구유) : 술잔 들고 옛 놀던 때를 생각하노라

 

자한(自恨)

春冷補寒衣(춘냉보한의) : 봄이 추워 겨울옷 꿰매노니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 깁 창가에 해빛 비칠 때로다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 머리 숙여 바느질 손길 닿는 곳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 구슬같은 눈물 바늘과 실을 적신다


증별(贈別)

我有古秦箏(아유고진쟁) : 나에게 진나라 거문고 있어

一彈百感生(일탄백감생) : 한번 타면 온갖 느낌 일어난다

世無知此曲(세무지차곡) : 세상에는 이 곡조 아는 사람 없어

遙和緱山箏(요화구산쟁) : 멀리 구산쟁에만 화답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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