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學阿世란 말이 있다.
중국 《사기(史記) 〈유림열전(儒林列傳)〉》에 나오는 말로,
원고생이 공손홍에게 충고한 말에서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한다는 뜻의 ‘曲學阿世’가 유래했다 라고 되어있다.
요즘 가만보면 곡학아세보다 더한 곡학혼세(曲學混世)가 유행하는 것같다.
곡학아세는 학자가 자신의 출세영달을 위해 학문을 왜곡한 것이라지만,
곡학혼세는 학자가 학문 지식을 왜곡하여 세상을 혼란에 빠지게 한 것이니
더욱 비난받아 마땅하다.
내가살고 있는 의정부에 경전철이 운행되고 있다.
2012년 개통되었으니 이제 고작 5년 된셈이다.
그런데 개통된지 5년만에 파산되었다고 뉴스에도 나오고
아파트 게시판에는 "파산이 되었어도 의정부 경전철은 계속 운행됩니다" 라는
광고인지 선전인지 모를 의정부시 명의의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었다.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내가 만난 주변사람들은 모두
돈 낭비라며 달갑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천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 20분 이내에 의정부 시내 이곳저곳
다 갈수 있는 좁디좁은 동네에서 무슨 경전철이냐... "
"저거 돈만 없애는 짓이고, 공사업체와 경전철 만들어 공급하거나
수입하는 업체들 좋은일만 시키는 것이다"...등등
개통 초기에 일반 지하철이나 버스와 환승도 되지않으니
더욱 손님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애초 수요예측 할때는 하루 이용인원 최대치가 15만 명인데,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2량으로 운행되는 경전철에는 고작해야 한칸에 2~3명 타는 정도였다.
아마도 하루 1만명도 안되었지 싶다.
그러니 운행적자는 불 보듯 뻔했고 결국 운행 5년만에 파산선고가 내려졌다.
누적적자가 수천억원이라던데...
처음에 약속한 대로 의정부시에서 적자보전을 해주려니
돈도 돈이지만 시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은것 같고...
결국 경전철 운행업체와 의정부시 사이에 소송이 벌어졌다는데....
참 답답한 노릇이다.
처음에 경전철 사업을 추진한 당시의 시장과 관계자들을 찾아가
왜 이런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는지 묻자
사업타당성 여부를 전문가들에게 용역주었는데,
충분히 사업성이 있고 타당한 것으로 나와서 추진하게 된 것이므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한단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학교수나 전문지식을 가진 학자 ,
해당분야 연구소의 석박사급 연구원 같은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전문상식이 없는 일반시민들 조차 미친 짓이라며 고개를 젓는데도
충분히 사업성도 있고 타당하다는 결과를 내 놓은 당시의 전문가들...
학자로서 전문가로서 정직하게 양심적인 분석 판단을 한 것인지,
미리 타당한 것으로 짜놓고 거기에 꿰어맞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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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개국이래 최대의 국토개발 사업이라던 4대강 사업....
완공된지 몇년 지나지 않았는데, 물이 썩어가고 악취가 진동하고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강으로 변했고,
녹차수준의 강물은 녹차라떼라는 비아냥꺼리가 되었다.
최초에 강이 만들어져 그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기 까지는
수천 수만년이 걸려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그걸 갑자기 보를 막아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물이 썪을수 밖에....
처음에 4대강 보를 만든다고 했을때 많은 환경전문가들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짓이고
토목건설업체와 정부간의 돈놀이에 불과할 뿐이라며 반대를 하였지만,
결국 공사는 시작되었었다.
이 또한 사업성이 있는지 해도 되는 것인지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주어 검토하였지만,
전문가들이란 사람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百口同聲 千口同聲으로 홍수예방, 수질개선과
일자리창출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OK쪽으로 답을 내 놓으면서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공사가 끝나고 불과 몇년이 지나지 않아 우려했던 것처럼 강물이 썪고
환경파괴라는 비난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국정감사를 한다는 둥 요란스러웠다.
당시 사업을 해야한다고 답을 내 놓았던 교수나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이제와서 뭐라 변명할지 궁금하다.
분명 내막에는 어떤 유무형의 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학자로서의 양심을 팔면서 까지 그런 답을 내놓았을텐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지식을 옳게 사용하지 못하고 왜곡하여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었으니
이 시대의 대표적 곡학혼세를 한 사람들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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