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하철을 타고가는데....
저만치서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면 흔히 만나던 익숙한 풍경이니...
다름아닌 구걸하러 다니는 장애인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다 그러하듯....
나 역시 그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고개를 돌려 외면하거나,
일부러 잠자는척 하곤 했었다.
돈 몇백원 또는 돈천원 적선하는게 아까와서... 아니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들 다 가만 있는데, 나 혼자 잘난 것처럼 나서기 싫다는게 솔직한 첫번째 이유이고...
두번째로는 예전에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는 장애인 구걸단 조직이 있어서
조직 두목이 강제로 구걸토록 시키고 구걸해서 얻은 돈은
두목이 다 뺏어간다는 내용을 본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가 외면하는 그 순간에 누군가가 팔을 뻗어
5백원 동전을 걸인의 바구니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닌 중년의 서양 여성이었다.
난 그 순간 부끄러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난 왜 저 서양여자처럼 나서서 동전 몇잎이라도 바구니에 넣어주지 못했을까....
서양사람도 저러는데 같은 한국인인 내가 외면했다는 생각....
그 후로 난 지하철을 탈때마다 가급적이면 동전 오백원짜리를 준비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곤 걸인이 지나면 꼭 넣어 주었다.
설령 두목에게 다 뺏기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낮 이 추운 겨울 거리에서 짐 운반용 밀차 같은데 엎드려
장갑 낀 손으로 땅바닥을 밀며 가는 걸인을 만났다.
천원짜라 한장을 바구니에 넣어주었다.
그깟 천원.. 내게는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인데....
그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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