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60년대...
장날이면 어머니는 장에나가 유리 댓병에 석유기름을 가득넣어 사 오시는게 일과였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절이니 그 것으로 등잔불 호롱불을 밝혀야만 했었다.
신발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하얀고무신....
남자는 위에 파란색 테를 두른 것...여자는 빨간 테를 두른 것이었다.
하얀 고무신이 얼마나 약하던지 좀 날카롭거나 뾰족한 돌뿌리 나무등컬에 부딪치면
여지없이 찢어지기 일쑤였고...
땜장이가 동네를 지나면서 "고무신 때워요... 양은그릇때워요... 솥단지 때워요! ..."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국민학교 5학년 무렵.... 획기적인 까만 고무신이 등장했다.
타이어표 신발, 기차표 신발 등등....
이 까만 고무신은 아무리 뾰족한 돌부리나 나무등컬에 걸려도 웬만해선 절대 찢어지질 않았다.
그러니 검정고무신 한켤레면 1년이상은 거뜬히 신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중학교시절부터 등장한게 하얀 운동화였다.
반에서 형편이 좋은애들부터 하나 둘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다.
그리고 "IR667" ...
요즘 사람들은 그게 무슨말이지? 하고 궁긍해 하겠지만,
통일벼를 이르는 다른 말이었다.
시골에서 국민학교도 제대로 안다니신 어른들도
맨날 입에 올리는 단어가운데 하나가 IR667이었다.
주식인 쌀이 귀하던 시절이라 쌀로 밀주를 담그는 행위마저도 엄하게 단속하던 시절이니,
식량증산이야 말로 막중한 국가적 과제였을 것이다.
그에 따라 정부에서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를 개발하여 보급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보통 논 200평을 한마지기라고 할 때 벼농사를 잘 지어봐야 한마지기에서
일반벼는 쌀 3가마를 얻는게 평균치 였지만....
통일벼는 4가마는 기본, 심지어 일반벼의 배인 6가마까지 수확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전국적으로 통일벼 경진대회 같은 것도 있었다.
그제서야 국민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밥 굶는 집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는 수확한 통일벼를 좋은 값으로 정부에서 전량 수매까지 해주었으니
농민들 형편이 눈에 보이게 좋아졌다.
또 하나 "새마을 사업"....
시골 농촌 일상이라는게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삿일로 바쁘지만
겨울철에는 그다지 할일들이 없으니...
고작해야 앞산 뒷산을 올라 나무한짐을 해오는게 다이고...
그 외에는 이곳 저곳 사랑방 찾아다니며 노름하는게 일과였었다.
그래서 한겨울이 지나고 나면
"누구 아버지는 지난겨울에 논 두마지기를 올려먹었다던데...."
하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하던 시절...
갑자기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을 곳곳의 대형 스피커에서는
아침마다 "새벽종이 울리네..."하는 새마을 노래가 들려오고
모든사람이 동원되어 마을 옆 하천정비 같은 일을 하는 새마을 사업이라는게 생겨났다.
이 새마을 사업이라는게 강제도 아니고 일당을 쳐주는 일이었는데
일당을 그날 그날 주는게 아니라 10일에 한번정도씩 모아 일한날수에 따라 계산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새마을 사업에 나가 한달만 일하면 제법 짭짤한 목돈이 쥐어지니
할일없이 노름방이나 드나들던 시골사람들도 노름방 출입을 끊게 되었고....
농촌 살림살이들이 정말 눈에 보인다 싶을 정도로 좋아지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농촌에도 집집마다 거의 자가용 한대 씩은 갖게 되었고,
동네 이장님 댁에나 한대 있던 전화가 집집마다 다 있게 되었고...
사람마다 핸드폰 한대씩 다 가지게 되었다.
중공업 등 산업발전의 토대나 과학기술 육성 등
또 다른 측면에서의 국가경제 발전 노력이 병행되었겠지만...
내가 보고 겪어 온 60~70년대 농촌의 상황들은 그랬다.
"잘살아보세" 라는 구호아래 강력한 지도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박정희의 업적이라고 확신한다.
중국 고전에서도 국가를 경영하는데 가장 필요한 조건이
백성과 임금이 서로를 신뢰하는 足信이라 하였다는데...
당시에는 정말 그런 믿음이 국민들의 의식에 자리하였던 듯 하다.
"나라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면 우리도 잘살 수 있구나" 하는 강한 믿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믿음은 사라진지 오래다.
우스개 소리로 제일 첫번째 거짓말장이는 기상청이요
두번째는 정치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국가지도자의 믿음직한 통치력은 사라진지 오래이고....정치인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인접한 중국은 가난한 후진국에서 거대한 경제 군사대국으로 성장하여
과거 청나라시절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라며 군림하던 시절로 회귀하는 듯하고...
일본은 과거의 야망을 버리지 못하고 '제2의 임진왜란'과 '제2의 한일합방'을 꾀하는 듯 한데...
우리는 남북 반토막으로 갈라진데다 우리마저도 연일 당파 쌈박질로 날새우고 있으니,
조만간 다시 과거의 초라하고 한심한 시절로 되돌아가는건 아닌지....
우리의 國運은 여기서 끝인지 걱정스럽기 짝이없다.
저개발 후진국들에서는 "Look East" (동쪽을 보라 라는 것으로 동쪽은 Korea를 의미)라는
경제부흥 프로그램을 도입,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배워 빈곤을 탈피해보려는 노력을 하는가 하면,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급속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을 연구하는 곳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박정희 폄하하는 글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며...
독재자로만 부각시키려는 보습들을 보면 안타깝다.
文肅公(윤관장군) 秋享祭에 참석하다 (0) | 2013.11.07 |
---|---|
세계의 정보기관들 (0) | 2013.10.29 |
국가원수 모독 (0) | 2013.10.26 |
단속 (0) | 2013.10.25 |
내생각 같지않은 인심 (0) | 2013.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