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孤竹 崔慶昌 詩 모음)
(1) 送別金士晦(송별금사회) - 崔慶昌(최경창)
征馬背春城 (정마배춘성) : 길 떠나는 말, 춘성을 등져가니
河橋日落後 (하교일락후) : 강 위의 다리에 해가 진 뒤로다
靑山不見人 (청산불견인) : 청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아
芳草空回首 (방초공회수) : 향기로운 풀냄새에 공연히 뒤돌아본다.
(2) 冬日書懷(동일서회) - 崔慶昌(최경창)
楊州冬不寒 (양주동불한) : 양주의 겨울은 춥지가 않아
臘月見靑草 (납월견청초) : 섣달에 푸른 풀을 보는구나.
家在洛陽西 (가재락양서) : 집은 낙양의 서쪽에 있는데
未歸人欲老 (미귀인욕로) : 사람은 늙는데 돌아가지 못한다.
(3) 寄僧(기승) - 崔慶昌(최경창)
秋山人臥病 (추산인와병) : 병이나 가을 산에 누우니
落葉覆行逕 (락엽복행경) : 낙엽은 통행로를 덮는구나.
忽憶西菴僧 (홀억서암승) : 갑자기 서쪽 암자의 스님이 생각하니
遙聞日暮磬 (요문일모경) : 아득히 저물녘의 경쇠소리 들린다.
(4) 感興(감흥) - 崔慶昌(최경창)
採藥求長生 (채약구장생) : 약초를 캐며 오래살기 바란다는데
何如孤竹子 (하여고죽자) : 나 고죽은 어찌해야 하는가.
一食西山薇 (일식서산미) : 서산의 고사리 한번 먹어 보면
淸風猶不死 (청풍유불사) : 밝은 바람이 오히려 불사약이라네.
(5) 古墓(고묘)-崔慶昌(최경창)
古墓無人祭 (고묘무인제) : 오래된 무덤에 제사지내는 사람 전혀 없고
牛羊踏成道 (우양답성도) : 소와 양들이 밝아 길이 났구나.
年年野火燒 (년년야화소) : 해마다 산불이 나 태워버리니
墓上無餘草 (묘상무여초) : 무덤 위에는 없앨 풀도 하나 없구나.
* (6) 箕城聞白評事別曲(기성문백평사별곡)-崔慶昌(최경창)
錦繡煙花依舊色 (금수연화의구색) : 금수산 연화는 엣날 같고
綾羅芳草至今春 (능라방초지금춘) : 능라도 방초는 지금 한참 봄이네
仙郞去後無消息 (선랑거후무소식) : 낭군 떠난 후 소식 전혀 없어
一曲關西淚滿巾 (일곡관서루만건) : 한 곡조 관서별곡에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7) 산재(山齋) - 최경창(崔慶昌;1539-1583)
古郡無城郭 (고군무성곽) : 오래된 고을엔 성곽도 없고
山齋有樹林 (산재유수림) : 산 속 서재는 숲에 둘리어 있네.
蕭條人吏散 (소조인리산) : 쓸쓸한 퇴직 관리들 흩어져 보이지 않고
隔水搗寒砧 (격수도한침) : 물 넘어 들려오는 차가운 다듬질 소리
(8) 삼차송월(三叉松月)-최경창(崔慶昌)
手持一卷蘂珠篇 (수지일권예주편) : 손에는 한 권 도가 경전 예주편을 들고서
讀罷空壇伴鶴眠 (독파공단반학면) : 빈 단에서 읽고나 학을 친구하여 잠들었구나
驚起中宵滿身影 (경기중소만신영) : 깊은 밤 놀라 일어나니 몸에 가득한 그림자
冷霞飛盡月流天 (냉하비진월류천) : 차가운 노을은 달빛 흐르는 하늘로 살아지는구나
(9)무제(無題) - 최경창(崔慶昌)
玉頰雙啼出鳳城 (옥협쌍제출봉성) : 고운 두 빰 울며 봉성을 지나니
曉鶯千囀爲離情 (효앵천전위이정) : 새벽 꾀꼬리 천 번을 우니 이별의 정 돋운다
羅衫寶馬河關路 (나삼보마하관로) : 비단 적삼에 좋은 말 타고 떠나는 변방 길
草色迢迢送獨行 (초색초초송독행) : 아련한 풀빛만 홀로 떠나는 길을 전송하는구나
(10) 중증(重贈) - 최경창(崔慶昌)
征南省裏奉晨昏 (정남성리봉신혼) : 남정성 안에서 아침저녁 받들다가
幾度看花到寺門 (기도간화도사문) : 몇 번이나 꽃을 보며 절문에 왔었던가.
存沒至今多少意 (존몰지금다소의) : 살았는지 죽었는지 지금은 다소 궁금하여
夕陽僧過㶚陵原 (석양승과패릉원) : 석양에 스님이 패릉원을 지나간다.
(11) 증보운상인(贈寶雲上人) - 최경창(崔慶昌)
一別金陵三十年 (일별금릉삼십년) : 금릉에서 이별한지 삼십 년
重逢此地各凄然 (중봉차지각처연) :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스글퍼진다
白蓮寺老今誰在 (백련사로금수재) : 백련사 노스님은 지금은 어디 계신가
舊日兒童雪滿顚 (구일아동설만전) : 지난날 어린아이에게도 머리엔 흰 눈이 가득
(12) 증승(贈僧) - 최경창(崔慶昌)
三月廣陵花滿山 (삼월광릉화만산) : 삼월의 광릉에는 산에 꽃이 가득하고
晴江歸路白雲間 (청강귀로백운간) : 맑은 강 돌아가는 길은 흰 구름 속에 있구나
舟中背指奉恩寺 (주중배지봉은사) : 배 안에서 뒤로 봉은사를 가리키니
蜀魄數聲僧掩關 (촉백수성승엄관) : 소쩍새 몇 마디 울음 울고 스님은 빗장을 가린다
(13) 제승축(題僧軸) - 최경창(崔慶昌)
去歲維舟蕭寺雨 (거세유주소사우) : 지난해 배 매어놓니 절간에 비내리고
折花臨水送行人 (절화임수송행인) : 물가의 꽃을 꺾어 가는 나에게 주었지요
山僧不管傷離別 (산승불관상이별) : 스님은 이별의 아픔은 아랑곳 않고
閉戶無心又一春 (폐호무심우일춘) : 문 닫고 무심하니 또 한 봄이 지나간다
(14) 기성진상인(寄性眞上人) - 최경창(崔慶昌)
茅菴寄在白雲間 (모암기재백운간) : 띠풀 암자를 흰 구름 사이에 지어두고
長老西遊久未還 (장로서유구미환) : 늙은 스님 서쪽으로 놀러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黃葉飛時疏雨過 (황엽비시소우과) : 누른 단풍잎 날리고 성긴 비가 지나가
獨敲寒磬宿秋山 (독고한경숙추산) : 홀로 차가운 경쇠를 두드리며 가을산에 묵는다
(15) 무릉계(武陵溪) - 최경창(崔慶昌)
危石纔敎一逕通(위석재교일경통) : 가파른 바위에 겨우 작은 길 하나 통하고
白雲千古秘仙蹤(백운천고비선종) : 흰 구름은 천년 동안을 신선의 자취를 감추었구나
橋南橋北無人間(교남교북무인간) : 다리의 남북으로 사람은 아무도 없고
落木寒流萬壑同(낙목한류만학동) : 잎 지는 나무 차가운 물 온 골짜기가 다같구나
* (16) 송정어사철지북관(送鄭御使澈之北關) - 최경창(崔慶昌)
咸關北上馬頻顚 (함관북상마빈전) : 함흥 부쪽은 말이 자꾸 넘어지고
雪嶺西看海接天 (설령서간해접천) : 설령 서쪽을 보면 바다가 하늘에 닿아있다
客路重陽又何處 (객로중양우하처) : 나그네 처지에 중양절은 또 어디서 맞나
黃花零落古邊城 (황화영락고변성) : 옛 변방의 성에 누른 국화꽃잎 떨어지리라
* (17) 의주산정증한사군준(義州山亭贈韓使君準) - 최경창(崔慶昌)
山城小逕百花間 (산성소경백화간) : 온갖 꽃 사이로 난 산성의 작은 길
別院春晴燕入欄 (별원춘청연입란) : 별원의 봄은 개어 제비가 난간에 날아든다
聖代卽今邊警息 (성대즉금변경식) : 태평성대 지금 시절 변방이 고요하여
古書千卷閉門看 (고서천권폐문간) : 고서 천 권을 문 닫아놓고 읽는도다
* (18)기양주성사군의국(寄楊州成使君義國) - 최경창(崔慶昌)
官橋雪霽曉寒多 (관교설제효한다) : 관교에 눈 개고 새벽 추위 매서운데
小吏門前候早衙 (소리문전후조아) : 아전은 문 앞에서 새벽일을 기다린다
莫怪使君常晏出 (막괴사군상안출) : 사또가 항상 늦게 출근함을 이상타 하디 말라
醉開東閣賞梅花 (취개동각상매화) : 술에 취해 동각 열어놓고 매화에 빠져 있으리라
* (19) 대은암남지정고택(大隱巖南止亭故宅) - 최경창(崔慶昌)
門前車馬散如煙 (문전거마산여연) : 문 앞의 수레가 연기처럼 흩어져
相國繁華未百年 (상국번화미백년) : 재상의 영화도 백년에 못 미치는구나
村巷寥寥過寒食 (촌항요요과한식) : 시골 거리는 적막하고 한식은 지났는데
茱莠花發古墻邊 (수유화발고장변) : 오래된 담장에 수유꽃만 한가히 피어있구나
* (20) 제고봉군상정(題高峰郡上亭) - 최경창(崔慶昌)
古郡無城郭 (고군무성곽) : 오래된 군이라 성벽도 없어지고
山齋有樹林 (산재유수림) : 산 속 객관에 나무숲만 울창하다
蕭條人吏散 (소조인리산) : 관원도 백성도 흩어져 쓸쓸하기만 한데
隔水搗寒砧 (격수도한침) : 물 건너 저편에 차가운 다듬이 소리 들린다
* (21) 변사(邊思) - 최경창(崔慶昌)
幼少離家音信稀 (유소이가음신희) : 어려서 집 떠나 편지마저 드물고
秋來猶着戰時衣 (추래유착전시의) : 가을에도 여전히 전시의 옷을 입었구나
城頭畵角吹霜急 (성두화각취상급) : 성 위의 뿔피리 소리가 서리를 급히 불어와
一夜黃楡葉盡飛 (일야황유엽진비) : 하룻밤에 누런 느럽나무 잎이 다 날가갔구나
* (22) 채연가(采蓮歌) - 최경창(崔慶昌)
水岸依依楊柳多 (수안의의양류다) : 강언덕에 아물아물 버드나무 가득한데
小船遙唱采蓮歌 (소선요창채연가) : 작은 배위에서는 아련히 채연가를 부른다
紅衣落盡西風氣 (홍의낙진서풍기) : 붉은 꽃옷 다지고 서풍 기운 일면
日暮芳洲生白波 (일모방주생백파) : 해 지는 모래톱에 흰 물결이 이는구나
* (23) 연광정(練光亭)-최경창(崔慶昌)
澄江如練浸紅亭 (징강여연침홍정) : 비단 같이 맑은 강물 붉은 정자에 젖어들고
煙樹依微極望平 (연수의미극망평) : 안개 낀 나무는 가물가물 보이는 끝까지 평평하구나
待得夜深歌舞散 (대득야심가무산) : 밤 깊어 잔치의 노래와 춤이 그치기를 기다려
月明吹笛倚孤城 (월명취적의고성) : 밝은 달빛 아래 피리 불며 외로운 성에 기대섰노라
* (24) 천단(天壇) - 최경창(崔慶昌)
午夜瑤壇掃白雲 (오야요단소백운) : 한밤중 제단에서 흰 구름 쓸어내리고
焚香遙禮玉宸君 (분향요예옥신군) : 향불을 살라 천궁에 멀리 예배드린다
月中拜影無人見 (월중배영무인견) : 달빛 속에 절하는 그림자에는 사람 모습 보이지 않고
琪樹千重鎖殿門 (기수천중쇄전문) : 천겹의 옥수 속에 큰 집의 대문은 닫혀있도다
* (25) 영월루(映月樓) - 최경창(崔慶昌)
玉檻秋來露氣淸 (옥함추래노기청) : 옥나간에 가을이 오니 이슬 기운 찬데
水晶簾冷桂花明 (수정렴냉계화명) : 수정발은 차갑고 계수나무는 밝아보인다
鸞驂不至銀橋斷 (난참부지은교단) : 선인 태운 난새 수레 오지 않는데
惆愴仙郞白髮生 (추창선랑백발생) : 서글픈 선량은 이미 백발이 돋는구나
* (26) 次鵝溪(차아계)-崔慶昌(최경창)
不見崔仙已七年 (불견최선이칠년) : 최 신선을 보지 못한지 이미 칠년이 지나
相思頭鬢各皤然 (상사두빈각파연) : 서로 그리워하다 우리 모두가 머리 희어졌구나.
華牋半濕坡山雨 (화전반습파산우) : 산비탈에 비 내려 화계가 반이 젖어
一首新詩送太顚 (일수신시송태전) : 새로 지은 시 한 수에 태전을 보내노라.
* (27) 贈寶雲上人(증보운상인) - 崔慶昌(최경창)
征南省裏奉晨昏 (정남성리봉신혼) : 남정성 안에서 아침저녁 받들다가
幾度看花到寺門 (기도간화도사문) : 몇 번이나 꽃을 보며 절문에 왔었던가.
存沒祗今多少意 (존몰지금다소의) : 살았는지 죽었는지 다소 궁금하여
夕陽僧過㶚陵原 (석양승과패릉원) : 석양에 스님이 패릉원을 지나간다.
* (28) 別盧士稚赴湖南幕(별노사치부호남막) - 崔慶昌(최경창)
先人曾鎭海南州 (선인증진해남주) : 조상은 일찍이 진해 남주에 살았는데
二十年前作遠遊 (이십년전작원유) : 이십년 전에 멀리 떠돌게 되었구나.
今日送君還惜別 (금일송군환석별) : 오늘 그대를 보내니 도리어 이별이 아쉬워
朔雲寒雁助離愁 (삭운한안조리수) : 북쪽구름 겨울 기러기는 이별의 슬픔을 더한다
* (29) 別徐君受名益(별서군수명익)-崔慶昌(최경창)
回看漁戶颭靑帘 (회간어호점청렴) : 어촌을 돌아보니 푸른 주막의 깃발 펄럭이고
馬上微吟酒半酣 (마상미음주반감) : 술기운 거나하여 말 위에서 조용히 시를 읊조린다.
無限客魂何處斷 (무한객혼하처단) : 끝없는 나그네 넋은 어디서 죽어갈까.
夕陽芳草過江南 (석양방초과강남) : 석양에 향기로운 풀에 강남땅을 지난다.
* (30) 送鄭繡衣季涵之北關1(송정수의계함지북관1) - 崔慶昌(최경창)
咸關北上馬頻顚 (함관북상마빈전) : 함경도 북쪽 위에선 말도 자주 머리 돌리고
雪嶺西看海接天 (설령서간해접천) : 설악산 서쪽 보니 바다가 하늘에 닿아있네
客路重陽又何處 (객로중양우하처) : 나그네 길 중양절에 나는 또 어디서 가야하나
黃花冷落古城邊 (황화랭락고성변) : 오래된 성에 누런 국화꽃이 차갑게 떨어지네.
* (31) 奉恩寺僧軸2-4(봉은사승축2-4) - 崔慶昌(최경창)
寒鴉古木夕陽間 (한아고목석양간) : 석양 사이로 겨울 까마귀 고목에 앉아있고
一逕寥寥掩水關 (일경요요엄수관) : 한줄기 작은 길 적료하다.
欲向梅花重寄信 (욕향매화중기신) : 매화를 향하여 소식 전하려니
輕舟已過廣陵山 (경주이과광릉산) : 빠른 배는 이미 광릉산을 지난다
* (32) 奉恩寺僧軸2-3(봉은사승축2-3) - 崔慶昌(최경창)
三日江潭滯遠舟 (삼일강담체원주) : 삼일 동안 강 언덕에 머물며 멀리 배 저어가지
二陵風雨獨歸愁 (이릉풍우독귀수) : 양 언덕에 비바람 치고 혼자서 근심스레 돌아온다.
今來相憶不相見 (금래상억불상견) : 요즈음 서로 생각하며 마나지 못하고
惆悵微鍾下石樓 (추창미종하석루) : 슬러하며 울려오는 종소리에 석루를 내려온다.
* (33) 奉恩寺僧軸2-2(봉은사승축2-2) - 崔慶昌(최경창)
不脫袈裟下殿階 (불탈가사하전계) : 가사를 벗지 않고 계단을 내려오며
一聲秋磬發雲崖 (일성추경발운애) : 구름 낀 언덕에서 가을소리 들려온다.
遊人去後門還掩 (유인거후문환엄) : 놀이꾼들 떠난 후에 문이 다시 닫히고
寂寂長廊到夕齋 (적적장랑도석재) : 적적한 긴 회랑에 저녁불공 시간이 온다.
* (34) 奉恩寺僧軸2-1(봉은사승축2-1) - 崔慶昌(최경창)
三月廣陵花滿山 (삼월광릉화만산) : 광릉 삼월은 꽃이 산에 가득하고
晴江歸路白雲間 (청강귀로백운간) : 흰 구름 사이로 맑은 강으로 돌아오는 길
舟中背指奉恩寺 (주중배지봉은사) : 배안에서 봉은사를 등지고 가리키며
蜀魄數聲僧掩關 (촉백수성승엄관) : 두견새 울음소리에 스님은 문을 가려 잠근다.
* (35) 題南尙文壁上(제남상문벽상)-崔慶昌(최경창)
綠樹紅簾蕭史宅 (록수홍렴소사댁) : 푸른 숲에 붉은 발 친 소사댁 있어
滿園淸夜動簫聲 (만원청야동소성) : 뜰에 가득한 맑은 밤에 피리소리 들려온다.
王孫不分繁華事 (왕손불분번화사) : 왕손은 번화한 일 분간하지 못하니
閉戶看書白髮生 (폐호간서백발생) : 방문 닫고 책을 보니 백발만 생겨난다.
* (36) 題張東海書(제장동해서) - 崔慶昌(최경창)
張公遺墨老蛟蟠 (장공유묵로교반) : 장공 남긴 글씨는 노련하여 교룡이 서린 것 같아
彷彿風雷起壁間 (방불풍뢰기벽간) : 바람과 우뢰처럼 벽에서 기어 나온다.
直恐六丁來取去 (직공륙정래취거) : 여섯 장정이 취하여 갈까 두려워
紫皇高掛玉樓看 (자황고괘옥루간) : 자황이 옥루에 높이 걸어놓고 본다.
* (37) 大隱巖(대은암) - 崔慶昌(최경창)
門前車馬散如煙 (문전차마산여연) : 문 앞의 수레와 말 연기처럼 흩어지고
相國繁華未百年 (상국번화미백년) : 제상의 번화한 부귀영화 백년이 안 되는구
深巷寥寥過寒食 (심항요요과한식) : 한식날이 지나는데 깊숙한 골목길은 쓸쓸한데
茱萸花發古墻邊 (수유화발고장변) : 옛 무덤가에는 수유 꽃이 피어난다.
* (38) 武陵溪2(무릉계2) - 崔慶昌(최경창)
危石纔敎一逕通 (위석재교일경통) : 큰 바위 겨우 가닥 좁은 길만 허락하고
白雲千古祕仙蹤 (백운천고비선종) : 흰 구름은 천년동안 신선의 종적 감추는구나.
橋南橋北無人問 (교남교북무인문) : 남북에 온통 귤나무 사람은 아무도 없고
落木寒流萬壑同 (락목한류만학동) : 나뭇잎은 떨어져 날아 온 골짜기에 가득하다.
* (39) 武陵溪1(무릉계1) - 崔慶昌(최경창)
數聲砧杵白雲邊 (수성침저백운변) : 흰 구름 가에서 절구소리 들려오고
亂石蒼苔入洞天 (란석창태입동천) : 골짜기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푸른 이끼낀 들
日暮武陵何處是 (일모무릉하처시) : 해는 저무는데 무릉 땅은 어느 곳일까.
桃花流水卽依然 (도화류수즉의연) : 복사꽃 흘러가는 물길은 아득하여라.
* (40) 別愼評事(별신평사) - 崔慶昌(최경창)
黃菊開時俱遠行 (황국개시구원행) : 노란 국화 필 때에 함께 멀리 떠나니
朔風寒雁倍離情 (삭풍한안배리정) : 북풍에 기러기 이별의 정이 더하는구나.
江湖滿地秋雲隔 (강호만지추운격) : 땅에 가득한 강과 호수에 가을구름 떠있는데
何處相思月正明 (하처상사월정명) : 어디서 서로 그리워해야하나, 달이 이제 막 밝아온다.
* (41) 別玉峯(별옥봉) - 崔慶昌(최경창)
江南遠客苦思還 (강남원객고사환) : 강남 먼 나그네 고민하며 돌아오니
昨夜分明夢舊山 (작야분명몽구산) : 어젯밤에 분명히 꿈속에 본 산이로다
陌上相看歌古調 (맥상상간가고조) : 두렁길 위에서 마주보며 옛 노래 부르는데
別離非復少年顔 (별리비부소년안) : 떠난 뒤 다시는 소년의 얼굴은 아니어라.
* (42) 重贈寶雲(중증보운) - 崔慶昌(최경창)
一別金陵三十年 (일별금릉삼십년) : 금릉에서 떠난 뒤 삼십년
重逢此地却悽然 (중봉차지각처연) :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서글퍼지네.
白蓮社老今誰在 (백련사로금수재) : 백연사 늙은이 어디에 있는가
舊日兒童雪滿顚 (구일아동설만전) : 지난 날 아이들이 지금은 머리에 백발이 가득
* (42) 寄玉峯(기옥봉)-崔慶昌(최경창)
昨夜山中雨腳催 (작야산중우각최) : 어젯밤 산속에선 비가 내리려하고
蒼崖飛瀑激成雷 (창애비폭격성뢰) : 푸른 절벽에 나는 듯이 떨어지는 폭포는 우뢰 같았지요.
驚吾脈脈相思夢 (경오맥맥상사몽) : 놀라서 맥맥히 꿈에서도 생각하며
只到金剛嶺上廻 (지도금강령상회) : 다만 금강산에 도달해 돌며 산봉우리에 올랐네.
* (43) 晩望(만망) - 崔慶昌(최경창)
泰華對茅茨 (태화대모자) : 큰 꽃이 띠 집 사이로 보이고
三峯住夕暉 (삼봉주석휘) : 삼봉에 저녁 햇빛 머물러 있네.
秋天獨倚杖 (추천독의장) : 가을날 혼자 지팡이에 몸을 맡기니
白露濕人衣 (백로습인의) : 흰 이슬에 옷이 젖는다.
* (44) 重陽(중양) - 崔慶昌(최경창)
左手持黃花 (좌수지황화) : 왼손으로 노란 국화 집어들고
右手酌白酒 (우수작백주) : 오른손으로는 흰 술을 따른다.
落帽龍山西 (락모룡산서) : 용산의 서쪽에 모자를 떨구는
佳辰九月九 (가진구월구) : 너무 좋은 때가 구월 구일이로다.
* (45) 高峯山齋(고봉산재) - 崔慶昌(최경창)
古郡無城郭 (고군무성곽) : 옛 고을에 성곽은 하나도 없고
山齋有樹林 (산재유수림) : 산재에는 나무숲만 무성하다.
蕭條人吏散 (소조인리산) : 쓸쓸하게 관리들 흩어져 있고
隔水搗寒砧 (격수도한침) : 물 건너 차가운 다듬질 소리만 들린다.
* (46) 龍川館(용천관) - 崔慶昌(최경창)
積雨斷行旅 (적우단행려) : 장마 때문에 길을 떠나지 못하는데
沙川水急流 (사천수급류) : 모래벌 냇가에 물살은 거세게 흐른다.
無人問前路 (무인문전로) : 갈 길을 물어 볼 삶, 아무도 없어
愁倚驛南樓 (수의역남루) : 근심스러워 역 남쪽 누각에 기대어본다.
* (47) 武夷洞5(무이동5) - 崔慶昌(최경창)
佳會此時最 (가회차시최) : 좋은 모임 이 시간이 가장 좋아아라
浩歌千古情 (호가천고정) : 호탕하게 천고의 품은 마음 노래하노라.
歌竟忽辭去 (가경홀사거) : 노래 끝나면 홀연히 떠나고
萬壑餘松聲 (만학여송성) : 온 골짜기엔 소나무 소리만 들린다.
* (48) 武夷洞4(무이동4) - 崔慶昌(최경창)
落日臨淸池 (락일림청지) : 지는 해 맑은 못에 들어
披襟照我面 (피금조아면) : 옷깃 헤치고 내 얼굴 비추네.
古跡尙依依 (고적상의의) : 옛 자취는 아련한데
古人不可見 (고인불가견) : 엣 사람은 볼 수 없네
* (49) 武夷洞3(무이동3) - 崔慶昌(최경창)
甘雨潤初足 (감우윤초족) : 단비가 땅을 적셔 애초에 좋았는데
園田綠已稠 (원전록이조) : 전원에 푸른 풀들 이미 빽빽하구나.
今朝好天氣 (금조호천기) : 오늘 아침 좋은 날씨
杖屨出林丘 (장구출림구) : 지팡이 짚고 나막신 신고 숲 언덕을 나온다.
* (50) 武夷洞2(무이동2) - 崔慶昌(최경창)
滿眼對煙景 (만안대연경) : 눈에 가득 아지랑이 하늘거리는 경치
良辰空自愁 (량진공자수) : 이 좋은 시절 공연히 스스로 우울하다.
故園今日意 (고원금일의) : 고향동산엔 오늘의 생각
碧草映春洲 (벽초영춘주) : 푸른 풀빛 봄 섬에 비추리라.
* (51) 武夷洞1(무이동1) - 崔慶昌(최경창)
水淸日光澈 (수청일광철) : 물 맑고 햇빛 맑아
地幽苔色古 (지유태색고) : 땅은 그윽하고 이끼 색은 예스러워
亂峯生夕嵐 (란봉생석람) : 수많은 봉우리에 저녁 산기운 생겨나고
歸去莫回顧 (귀거막회고) : 돌아가거들랑 뒤돌아보지 말라.
* (52) 奉恩寺僧軸2(봉은사승축2) - 崔慶昌(최경창)
秋風吹古寺 (추풍취고사) : 옛절에 가을바람 불어
木落啼山雨 (목락제산우) : 낙엽은 떨어지고 산에 빗소리 들린다.
空廊寂無僧 (공랑적무승) : 빈 회랑은 고요한데 스님은 아무도 없어
石榻香如縷 (석탑향여루) : 돌 평상에 향기가 실처럼 피어오른다.
* (53)奉恩寺僧軸1(봉은사승축1) - 崔慶昌(최경창)
隱隱如聞磬 (은은여문경) : 은은히 경쇠소리 들리는 듯
孤煙生廣陵 (고연생광릉) : 외줄기 연기는 광릉에서 피어오른다.
梅磎月應白 (매계월응백) : 매화꽃 개울은 달빛 희고
入夜渡江僧 (입야도강승) : 밤 되니 강 건너는 스님이 보인다.
* (54) 三淸洞口占(삼청동구점) - 崔慶昌(최경창)
玉洞煙霞暖 (옥동연하난) : 옥 같은 개울에 연기와 노을 따뜻하고
金沙日影遲 (금사일영지) : 금빛 모래엔 해 그림자 더디다.
溪頭煮寒酒 (계두자한주) : 개울머리에서 차가운 술 데우려.
童子折松枝 (동자절송지) : 아이는 솔가지를 꺾는다.
* (55) 楚調(초조) - 崔慶昌(최경창)
楚國傷讒日 (초국상참일) : 초나라 사람들 슬퍼하는 날
懷沙怨屈原 (회사원굴원) : 모랫벌 생각하니, 굴원이 한스러워
湘江流不歇 (상강류불헐) : 상강은 끊임없이 흐르고
千載寄遺魂 (천재기유혼) : 천년동안 굴원의 혼백에 부치노라
* (56) 僧軸1(승축1) - 崔慶昌(최경
風雪石門路 (풍설석문로) : 눈바람 불어드는 돌문 사이길
暮歸何處僧 (모귀하처승) : 저물어 돌아오네, 어느 곳의 스님일까.
遙知隔溪寺 (요지격계사) : 멀리 개울 건너 절을 보니
荒蔓出疏燈 (황만출소등) : 황폐한 덩굴이 어둑한 등불 사이로 뻗어있네.
* (57)登南岳九歲作(등남악구세작) - 崔慶昌(최경창)
蒼翠終南嶽 (창취종남악) : 종남산은 푸르고
崔嵬宇宙間 (최외우주간) : 우주간에 높기도 해라
登臨聊俯瞰 (등림료부감) : 오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江漢細潺湲 (강한세잔원) : 강수와 한수는 졸졸 흘러간다.
* (58) 簡交河倅求蟹 (간교하졸구해) - 崔慶昌(최경창)
昨夜新霜降 (작야신상강) : 어제 저녁에는 새 서리 내리고
平原早蟹肥 (평원조해비) : 평원에는 일찍이 게가 살찌네.
溪梁官有禁 (계량관유금) : 개울가 다리에는 관에서 금지령을 내리니
下渚得來稀 (하저득래희) : 아래 물가 사람들은 조금밖에 잡지 못하네.
* (59) 田家(전가) - 崔慶昌(최경
田家無宿糧 (전가무숙량) : 농가에 묵은 식량 하나도 없고
日日摘新麥 (일일적신맥) : 날마다 새 보리 베어 먹는다.
摘多麥已盡 (적다맥이진) : 벤 것이 많으니 보리는 이미 다 없어졌도다.
東隣猶未穫 (동린유미확) : 동쪽 고을에는 베지도 않았는데....
* (60) 白雲洞(백운동) - 崔慶昌(최경창)
行尋白雲洞 (행심백운동) : 걸어서 백운동을 찾으니
洞虛溪潺潺 (동허계잔잔) : 골짜기 있는 곳에 개울물 졸졸 흐른다.
白雲朝出去 (백운조출거) : 흰 구름은 아침에 나아가
日夕猶未還 (일석유미환) : 해 지는 저녁에도 돌아오지 않는구나.
* (61) 乙卯亂後少時作(을묘란후소시작) - 崔慶昌(최경창)
漢將孤神算 (한장고신산) : 하나라 장군 고신산
邊城戰骨荒 (변성전골황) : 변경의 싸움에서 죽은 뼈만 황량하도다.
羽書飛不息 (우서비불식) : 격서는 날아가도 소식 하나 없고
日夕到昭陽 (일석도소양) : 해 지는 저녁에 소양에 이르렀다.
* (63) 題聽松堂(제청송당) - 崔慶昌(최경창)
谷口幽人宅 (곡구유인댁) : 골짜기 입구 사람 사는 집 그윽하고
山崖去路斜 (산애거로사) : 산언덕은 길에서 떨어져 비탈져있구나
東風晩雨後 (동풍만우후) : 봄바람에 저녁 비 내린 뒤
處處水聲多 (처처수성다) : 여기저기 물 흐르는 소리 커지는구나.
* (64) 寄安四耐(기안사내) - 崔慶昌(최경창)
靈嶽還丹處 (령악환단처) : 신령한 산 붉은 곳에 돌아와
幽棲第幾峯 (유서제기봉) : 몇 번째 봉우리에 사시는지 몰라라.
祗今叢桂路 (지금총계로) : 지금 계수나무 우거진 길에
煙雨祕仙蹤 (연우비선종) : 안개와 비가 종적을 가리는구나.
* (65) 贈天齡上人(증천령상인) - 崔慶昌(최경창)
憶昨匡廬客 (억작광려객) : 지난날의 광려객을 생각하고
孤懸雨夜燈 (고현우야등) : 외로이 비 내리는 밤에 등불을 매달지요.
重遊病未歇 (중유병미헐) : 병이 아직 낫지도 않아 다시 노니니
空負白雲僧 (공부백운승) : 공연히 백운 스님을 저버렸네요.
* (66) 白苧辭(백저사) - 崔慶昌(최경창)
憶在長安日 (억재장안일) : 장안의 지난 일을 기억하면서
新裁白紵裙 (신재백저군) : 새로이 흰 모시 치마를 마름질하였지요.
別來那忍着 (별래나인착) : 따로 와서 어찌 차마 입을 수 있을까요
歌舞不同君 (가무불동군) : 노래와 춤을 당신과 같이 하지 못하니까요
* (67) 詠畫(영화) - 崔慶昌(최경창)
窅窅日沈夕 (요요일침석) : 어둑한 해 지는 저녁
蕭蕭風起波 (소소풍기파) : 쓸쓸히 부는 바람에 물결이 인다.
遙知泊船處 (요지박선처) : 배 대인 곳 멀리서 바라보니
隔岸有人家 (격안유인가) : 언덕 너머로 인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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