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70년대.....
서울 서민층 거주지역 일반 주택가에는 조그만 가내공장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주택 지하실이나 2층 3층에 조그만 규모로 편직기나 미싱 몇 대 놓고 하는 일명 요꼬공장이나 봉제공장, 기타 여러 가지 공장들이 동네 곳곳에 널려있었지요.
사실 말이 공장이지 가내 부업정도의 규모랄까....
우연히 만난 제 고향 선배님도 사무실 근처에서 조그만 봉제공장을 하셨고, 가까이 지내던 황00사장님(약5년전 작고)도 동네에서 조그만 요꼬공장을 하셨습니다.
이들 가내공장들에서는 규모가 좀 있는 중소기업 형 공장에서 물건을 주분 받아 생산 납품하였고, 그 중소기업 형 공장들에서는 규모가 더 큰 기업체들로부터 주문받아 자체 가동하거나 일부 허접한 것은 동네 가내공장에 내려 보내 맡기는 방식이었던 듯 합니다.
이 가내공장들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부업삼아 취업해서 한달에 몇 십 만원도 받고, 기술자라는 사람들은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그렇게 일했었습니다.
공장에도 못가는 주부들이나 할머니들은 공장에서 일감을 받아다가 실밥 따기, 구슬 꿰기 같은 일을 했습니다.
우리어머니도 구슬 꿰기를 한동안 하셨으니까요....
그렇게 받은 돈으로 생활비에도 보태 쓰고, 동네 삼겹살집에서 소주도 사먹고, 반찬거리도 사고.... 그렇게 지역경제가 돌아갔습니다.
전국적으로 추산하면 이 같은 영세 가내공장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을 텐데....
조선, 반도체, 자동차산업과 같은 첨단 거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이 못지않게 우리 지역사회의 경제를 유지해주던 영세 가내기업들 역시 우리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대들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요즘 영세사업자들이나 일반 시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심각하다 못해 다들 막바지에 몰린 듯 합니다.
구멍가게나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가게 세 내기도 빠듯하고 하도 심각하다보니 건물주인의 입장에서 가게 세 독촉도 못한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상가건물마다 유리창에임대라고 크게 써 붙인 곳이 수도 없이 눈에 띄입니다.
왜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요???
결국의 우리 모두의 책임이랄 수밖에 없지만,.....
위정자들의 잘못이 크고 사회 각 계층의 분란이 가져온 결과라고 봅니다.
존경받는 위정자가 없었고, 국민들은 너도나도 자기 몫 찾기에 바빠 사회혼란이 연속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혼란의 연속이지만....걸핏하면 시위 데모입니다.
뭔 데모가 그리도 많은지...마치 데모공화국 이랄 만큼....
그런데도 울 나라가 이만큼 경제발전을 이룬걸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군사정권이라 부르는 전00, 노00때.....
당시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민주화투쟁 데모는 강렬했지만....노조의 임금투쟁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노조가 임금투쟁에까지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그러다가 그 이후부터는 대기업 사업장에서 노조의 임금인상 투쟁이 본격 가시화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매년 몇 십%씩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노동자들이야 임금 오르니 좋아했겠지만....
결국, 임금부담을 못이긴 기업들은 싼 임금을 찾아 하나 둘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들이 가니 중소기업들도 따라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중소기업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돌아가던 동네의 그 무수한 가내공장들이 일거리를 잃었습니다.
내가 살던 동네 반경 1-2km이내에 몇 십 개에 달하던 가내공장들이 지금은 거의 없어진 듯합니다.
반도체 수출이 호황이니, 조선수주가 세계1위니... 핸드폰 수출이 잘된다느니... 하고 떠들었지만 나라경제의 저변을 떠받치고 있던 지역경제는 이미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니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물론, 동네 아주머니들도 일자리를 잃었고...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그런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동네 가게들마다 장사가 안 된다고 울상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전반적인 나라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욕구는 증가하고, 반면 모두가 더럽고 임금 적고 위험한일을 기피하기 시작하여 근로자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외국으로 나가지 않는 중소기업들 가운데는 이의 해결방안으로 외국인노동자들을 데려다 썼습니다.
정부가 이를 은근히 부추기고 이 와중에 사람장사로 돈벌이가 된다 싶으니 외국 인력을 도입하는 민간사업자까지 우후죽순 생겨나 산업연수생이니 뭐니 해가면서 물밀 듯이 들어오고....
한국에 가면 돈 많이 번다더라 하는 소문이 삽시간에 지구촌에 퍼지자 중국동포를 시작으로 외국인들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시아는 물론, 중동지역에서....멀리는 아프리카, 중남미에서까지.....
너도나도 관광으로 가장해서 들어오고 위장결혼으로 들어오고, 가짜여권으로도 들어오고 사업한다고, 물건 산다고 핑계 대고... 그렇게들 물밀 듯 들어왔습니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공장들에서는 처음에는 한국인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주게 되니 외국인 고용하는 재미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한국인 100만원 줄때 외국인들은 60정도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어디 바보던가요?
자기들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게 되자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결과 이들의 임금도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내국인과 같아졌습니다.
한국인들이야 월세방이라도 다 제 집이 있으니 문제가 없지만 외국인들은 그게 안 되니 고용주가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이라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 비용까지 더하니 오히려 임금이 더 비싸졌습니다.
이들은 번 돈을 우리나라사람들처럼 지역에서 사용하지도 않고 절반이상을 고국으로 송금해버리니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세계 경제까지 휘청이니, 수출의존 비중이 큰 울 나라 입장에선 수출 길도 막히고.....설상가상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누가 나서서,
- 이제는 임금인상 요구 그만해야 한다... 나라 경제가 무너지는데 아직도 임금투쟁만 할 것인가
- 공무원부터 시작해서 국민 모두가 임금을 절반 깍자.
-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 그만 데려오자,
-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우리나라사람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자.
- 모두가 팔 걷어 부치고 공장에라도 들어가서 일하자”
라고 호소 할 법 하지만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 없습니다.
누군가는 나라가 망조 들었다고 까지 말합니다....
도저히 희망의 여명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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